한나라당이 상용형 파견 노동자에 대해 고용한 지 2년이 넘어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법안을 '비정규직 대책'으로 내놓으면서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13일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과 고용노동부가 그토록 생색내며 발표했던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실체가 사실상 간접고용 파견 노동자를 기간제한 없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냐"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편법적 간접고용은 남용되고 불법파견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등 20명은 지난 7일 상용형 파견 노동자를 2년 넘게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내놓았다. 이 의원 등은 "상용형 파견은 고용이 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해, 규제를 완화해서 상용형 파견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개정 취지를 밝혔다.
상용형 파견이란 파견업체에서 노동자를 상시적으로 고용하고 있다가 사업주가 요청할 때 해당 사업장에 파견하는 형태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파견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파견업체들은 경영여건상 사용사업주와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또 "현실에서는 해당 업체가 상용형 파견근로 업체인지 아닌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사용사업주가 기간제한 없이 파견근로자를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결과만 낸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14일 논평을 내고 "최근 사내하청 등 도급으로 위장한 파견고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하며 파견법에 따라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며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러한 법 자체를 회피할 수 있는 편법을 들고 나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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