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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유죄 확정…'5조 먹튀' 성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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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유죄 확정…'5조 먹튀' 성립하나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계약도 재논란될 듯

해외 금융자본의 '먹튀' 논란 핵심에 섰던 론스타 법정 공방을 두고 법원이 무려 8년 만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까지 다시 논란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현재까지 금융위원회의 입장만 보면, 기존 인수계약이 지켜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국내 금융권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유죄 판결에 대해서는 일제히 "예상된 결과"였다면서도, 금융위가 론스타에 확실한 징벌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유회원(61)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론스타 펀드는 허위감자설을 유포해 주가를 떨어뜨린 후 헐값에 외환카드를 합병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따라 외환카드는 243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론스타, 외환은행 지분 매각해야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조경란 부장판사)는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61)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벌금 42억95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또 론스타 펀드가 설립한 법인 LSF-KEB홀딩스SCA에는 벌금 250억 원을 선고했다. 외환은행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유 대표에 대해 "감자설을 발표해 소액주주에게 손해를 끼쳐 비난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LSF-KEB홀딩스SCA에 대해서는 "사기적 부정거래가 궁극적으로 LSF-KEB홀딩스SCA의 이익을 위해 이뤄졌고, 이득액이 100억 원 상당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가조작으로 123억 원의 이익을 얻은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허위감자설 발표를 모의한 유회원 대표 등 론스타 측 이사들을 외환은행 대표자로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최초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론스타가 실제로 감자를 검토했다"고 판단, 증권거래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법에 돌려보낸 바 있다.

법원이 유 대표뿐만 아니라 론스타 펀드에까지 유죄를 선고함에 따라 론스타는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은행법은 대주주 자격요건으로 "금융관련법령을 위반해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론스타 펀드 산하 법인에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론스타의 '먹튀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뉴시스

먹튀 공방 다시 불붙나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 중 한도(10%)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정지한 후, 6개월 이내에 주식매각 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위는 "론스타에 7일간 사전통지 기간을 거쳐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매각 가격과 방식 등에 관한 법률 근거가 없어, 현재로서는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지난해 1월 체결한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지분매각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부유출 논란이 다시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7월 8일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전량을 주당 1만3390원, 총액 4조4059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6일 현재 외환은행 주가는 7280원에 불과하다. 매매계약 당시에 비해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시세에 비해 2조 원가량 더 비싸게 외환은행을 사게 되는 셈이다.

론스타가 얻는 이익은 이뿐만이 아니다. 론스타는 지난 8년간 배당이익으로만 2조 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다. 또 하나금융지주와 계약에 따라 10월부터는 매달 주당 100원의 지연보상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불법을 저질렀음에도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한국을 아무런 문제 없이 떠나게 된다.

하나금융 계약도 재논의될 듯

이에 따라 당장 하나금융의 계약을 두고 새로운 법리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은) 현 주가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하나금융 주주들에게 심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하나금융 내부에서조차 민형사상으로 배임과 손해배상책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금융위가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양수도 계약 자체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민변은 과거 KCC와 디엠파트너스의 금융관련법령위반 사례를 들어 "금융위는 이미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한도초과보유주식에 대해 처분의 시한과 방법(블록세일)을 제한해 유가증권시장에 처분할 것을 명한 바 있고, 법원도 적법성을 인정했다"며 "금융위가 론스타의 한도초과보유주식(41.02%)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해주는 임의적 처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만일 금융위가 범죄자 론스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임의적 처분을 허용한다면, 제재의 일환으로 정한 주식처분명령의 법규정 취지 자체를 몰각시키는 위법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노조 또한 "범죄자 론스타에 대해 징벌적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며 "론스타 지분의 분산매각을 포함한 징벌적 매각명령을 통해 다시는 론스타 같은 투기자본의 폐해가 없도록 확실히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나아가 하나금융에 대해서도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시도를 중단시켜야 한다"며 "계약대로 외환은행이 매각될 경우 론스타는 90%가 넘는 프리미엄을 챙기게 된다. 이러한 막대한 국부유출을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론스타 사건 수사·재판 일지>

◇2003년
▲ 8.27 = 론스타, 외환은행 공식 인수. 경영권 양도 본계약
▲11. 4 = 이강원 외환은행장 퇴임
◇2004년
▲10.14 = 투기자본감시센터, 론스타 주식취득 승인무효 소송
◇2005년
▲ 9.14 = 투기자본감시센터, 매각 관여 경제관료 등 20명 검찰 고발
▲10. 6 = 국세청, 론스타·스티븐 리 등 탈세 혐의로 검찰 고발
▲10.11 =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국세청 고발 사건 수사착수
◇2006년
▲ 2월 = 금감원, 론스타 860만달러 외환도피 사건 검찰 수사의뢰
▲ 3. 7 = 국회 재경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검찰 고발
▲ 3.17 = 대검 중수부, 국세청·금감원·국회 재경위 고발사건 통합수사
▲ 3.30 = 론스타 한국사무소 및 핵심관계자 5명 자택 압수수색
▲ 5. 9 =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 체포
▲ 5.10 = 유 대표 구속영장 청구
▲ 5.11 = 유 대표 구속영장 기각
▲ 6.29 = 외환은행 본점 압수수색
▲ 9.29 =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관련자 출금조치
▲10.31 = 엘리트 쇼트 론스타 부회장 체포영장 청구 및 유 대표 구속영장 재청구
▲11. 3 = 론스타 경영진 체포영장 및 유 대표 구속영장 기각, 론스타 경영진 체포영장 재청구 및 유 대표 구속영장 3차 청구
▲11. 7 = 론스타 경영진 체포영장 및 유 대표 구속영장 기각
▲11. 9 = 론스타 경영진 검찰 출석 최후 통첩
▲11.15 = 론스타 경영진 체포영장 3차 청구 및 유 대표 구속영장 4차 청구
▲11.16 = 론스타 경영진 체포영장 발부, 유 대표 및 정 대표 영장 기각
▲11.17 = 유 대표 구속영장 준항고 청구
▲11.20 = 외환은행 및 대주주 LSF-KEB홀딩스SCA 불구속기소
▲11.22 = 유 대표 영장 준항고 기각
▲11.23 =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계약 파기 선언
▲11.24 = 유 대표 영장 재항고
◇2007년
▲ 1.15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외환은행 사건 첫 공판
▲ 1.26 =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 대표 불구속 기소
▲ 9.3 = HSBC, 론스타 외환은행 지분 51.02% 인수 합의 발표
◇2008년
▲ 2.1 = 서울중앙지법, 유 대표에게 징역 5년 선고·법정구속
▲ 6.24 = 서울고법,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 대표에게 무죄 선고
▲ 9.19 = HSBC, 외환은행 매매계약 파기 결정
◇2010년
▲ 4. 5 =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절차 개시
▲11.16 =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추진 공개
▲11.25 = 하나금융,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
◇2011년
▲ 3.10 = 대법원 3부, 유 대표 '주가조작 무죄' 파기
▲ 6.16 = 서울고법 형사10부,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 대표 파기환송심 첫 공판
▲ 7.21 = 서울고법,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 대표 법정구속
▲ 9. 8 = 검찰, 유 대표에게 징역 10년, 벌금 42억9천600만원 구형
▲10. 6 = 서울고법, 유회원 대표에게 징역 3년, LSF-KEB홀딩스SCA에 벌금 250억원 선고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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