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 이하 새노조)에 따르면 지난 29일 새노조 조합원 A기자는 이날 <9시 뉴스>에 특정 업체를 홍보하는 기사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이 기사가 실제 방송에도 나올지를 채일 스포츠취재부장에게 물었다.
이 과정에서 채 부장은 대답 대신 곧바로 A기자에게 TV리모컨을 던지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A기자가 새노조 중앙위원이라는 점을 들어, 조합을 비난하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사측 관계자가 노조 관계자에게 폭행을 행사한 사건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KBS가 보도한 골프업체 홍보기사. ⓒKBS보도화면 |
새노조는 관련 기사가 KBS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 보도된 경위를 물은 A기자의 태도는 지극히 상식적이라며, 폭력을 행사한 채 부장에게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단지 '방송이 나가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채 부장의 '광기'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다며 "형사적으로도 처벌받아야 할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노동조합 중앙위원을 맡은 조합 간부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언론노조 KBS본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심각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골프를 둘러싼 KBS 보도국 내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일 고대영 보도본부장을 비롯한 KBS 보도국 간부들은 H기업으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KBS홍보실은 "광고협찬을 위한 공식적인 업무자리"였다고 해명했으나, 새노조는 사측 입장이 "광고주한테 골프를 얻어 쳤지만 접대 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고대영 본부장이 받은 골프접대는 박영문 스포츠국장이 주선했다"며 "보도본부장은 기업 골프접대를 받고, 스포츠국장은 골프접대를 주선하고, 스포츠취재부장은 골프업체 홍보 기사를 방송하기 위해 기자를 폭행"하는 게 KBS 보도국의 현실이라고 묘사했다.
새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김인규 사장이 관련 책임자들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감사실이 즉각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KBS 측은 "보도본부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한 후,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은 채일 부장에게 통화를 요청했으나, 계속되는 회의로 인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