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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요일'…코스피 17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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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요일'…코스피 1700선 붕괴

'연중 최저', 100P 폭락…환율은 일단 진정

세계적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던 코스피가 23일에도 5% 넘게 폭락하며 1700선까지 무너졌다. 연중 최저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매물이 늘어나면서 전날보다 103.11포인트(5.73%) 급락한 1697.4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1700선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해 7월 8일(1698.64) 이후 처음이다. 하락폭은 올해 들어 지난달 19일(115.70) 이후 두 번째로 크다.

개장과 동시에 64포인트 이상 급락한 채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약 한시간 만에 1710선대까지 밀려났다. 1700선 초반까지 밀린 지수는 오후 들어 다시금 낙폭을 일정 부분 회복하는 듯 했으나, 장 막판 힘없이 밀렸다.

외국인이 6789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한국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23일 오전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락한 데 따른 불안심리에 추락세를 이어가는 코스피 지수를 한 거래소 직원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은 다소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8원 내린 11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그간 지속된 상승세를 이날 오전에도 이어, 장중 한 때 1200원선이 위협받았으나 오후 들어 하락세로 반전했다.

해외 변수가 워낙 불안한 탓에 앞으로도 금융시장은 상당기간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위기가 주변국으로 이미 번졌고, 미국도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1일 이탈리아의 7개 대형은행과 세계 최대 은행인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신용등급이 강등된데 따른 여파로 프랑스의 주요은행에서는 뱅크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정부는 일단 외환시장 직접 개입은 자제키로 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3차 거시정책협의회를 열어 외환시장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외환시장 개입신호는 당장 이날 효과를 봤으나 현재까지 알려진 정부의 대응전략은 수출업체들에 달러 보유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여전히 정부의 성장중심 기조와 본연의 책무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중수 한은 총재는 22일 "어떤 비용을 지출하고서라도 맞추느냐 아니면 적절한 정책조합으로 갈 것인가라는 선택의 문제가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경제에 무리를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이 이처럼 크게 튀는데도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4%를 사실상 포기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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