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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앙' 6개월, '민심의 분노' 일본을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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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앙' 6개월, '민심의 분노' 일본을 뒤흔들다

대규모 반핵 시위…"30년만에 최대 인파, 산이 움직이는 듯"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태 6개월을 맞아 일본 도쿄(東京)에서 대규모 원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원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원전에 작별을 고하는 1000만 서명 시민회'는 19일 '경로의 날' 휴일을 맞아 도쿄 도심에서 시위를 벌였다. 행진에는 경찰 추산 2만 명, 주최측 추산 6만 명의 인파가 몰려 "사요나라(안녕) 원전" 구호를 외치며 플랭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이번 반원전 시위는 지난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행사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와 가수 가토 도키코(加藤登紀子) 등 유명인들도 참석했으며, 후쿠시마 원전 지역에 살던 주민들도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반원전 집회에 주최측 추산 6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됐다. ⓒAP=연합뉴스

일본 주류 언론들은 이 시위를 즉각 보도하지 않거나 뒤늦게 소식을 전하는 가운데, 일부 인터넷 신문과 프리랜서 기자, 행사 참가자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시위 소식을 알리고 있다.

현장을 취재중인 프리랜서 기자 이와카미 야스미는 트위터에 "굉장한 인파입니다. 일본은 엔진이 걸리는 게 늦지만, 드디어 산이 움직였다는 느낌입니다"라고 말했다. 가수 가토 도키코도 "반원전 데모 10만 명 가깝게 모일 가능성 있음. 이 정도의 고조는 최근 30년 이상 전례가 없다. 너무 감동"이라고 썼다.

오에 겐자부로는 이날 집회에서 "원자력으로 만드는 에너지는 반드시 희생을 동반한다"며 "우리가 그것에 저항하는 의지가 있다는 걸 일본 정치권에 알려줘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지지통신>(時事通信)이 보도했다. 그는 또 "우리에게 있는 건 민주주의 집회와 시민의 데모 뿐"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야마모토 타로(山本太郞)도 이날 집회에서 "전세계가 달가워하지 않는 원자력은 필요 없다"며 "이대로라면 일본은 핵 폐기물 보관소가 된다"라고 호소했다.

일본의 반원전 시위는 지난 4월 도쿄에서 1만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처음 열렸으며, 이달 9일에도 도쿄 신주쿠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행진이 벌어진 바 있다.

▲ 시위에 참가한 부자(父子) ⓒAP=연합뉴스

일본여론조사회가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자로를 즉시 폐기하거나 단계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응답이 80%를 넘길 만큼 일본의 여론은 반원전 쪽으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신임 총리는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만큼 탈(脫) 원전을 밀어붙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오는 22일 유엔총회 '원전의 안전성과 핵의 안전보장에 관한 하이레벨 회의' 연설에서 "안전하고 보다 신뢰성 높은 원자력 에너지의 확보는 계속 필요하다"고 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다 총리는 또 "원자력 에너지의 이용을 위해서는 안전 강화가 최우선이라는데 국제사회의 합의가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이용을 신중히 모색하고 있고, 일본도 원자력 안전의 향상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지원해왔다. 일본의 향후 방향성에 각국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총리의 연설 계획은 일본이 앞으로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계속 이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쿄 시위의 위력을 실감한 노다 총리가 발언의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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