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매국노'란 표현을 두고 여야당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간 끝에 정회가 선포됐다.
19일 열린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위키리스크가 이달 초 폭로한 외교전문에서 미국 대사에게 한국의 외교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충성 경쟁하듯 외교 전략과 기밀을 누설하고 국민을 비하했다"며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이 미국에 대만이 저러니까 압력을 넣으라고 한 게 맞는 건가? 이건 매국노다! 매국노가 지역통상국장인가?"라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다그쳤다.
김 의원이 지적한 부분은 지난해 1월 대만 의회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의 수입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을 당시 안총기 당시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이 미국 대사관 관계자와 만나 "미국이 대만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면 한국 내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법안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을 누그려뜨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위키스크는 이러한 발언이 담긴 외교전문을 이달 초 공개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의 외교 전문에 기록된 내용이 우리가 말하는 내용을 바르게 전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확인 결과 안 국장은 당시 다른 뉘앙스로 말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대한민국 외교관에게 매국노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나치다"라며 남경필 위원장을 대신해 위원장석에 앉아있던 유기준 의원(한나라당 간사)에게 김 의원의 '매국노' 발언에 대한 속기록 삭제를 요청했다.
유 의원은 김 의원에게 속기록 삭제에 동의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2008년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 주변국들이 유리한 쇠고기 협상을 하면 우리도 개정을 요구한다고 했지만 3년이 지나도록 일본은 20개월령 쇠고기를 고집하고 있고 대만도 우리만큼 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구 의원이 "국무위원(김성환 장관)에게 매국노라는 표현을 써도 되나"라고 소리쳤고 김 의원은 "(매국노는) 지역통상국장을 말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자리로 돌아온 남경필 위원장이 자제를 요청했지만 곧 고성이 이어졌고 오후 5시경 남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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