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5차 희망의 버스' 행사가 오는 10월 8일부터 무박 2일 간 다시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근처에서 열릴 예정이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15일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차 희망버스의 기조는 가을소풍"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인 지 253일, 크레인에 오른 한진중공업 해고자 신동순 씨가 단식농성한 지 34일째가 되는 날이다.
희망버스를 제안했던 송경동 시인은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폭우, 폭염, 물대포, 최루액, 연행, 수배를 넘어 연대의 희망버스를 탔지만,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이명박 정부는 납득할 만한 어떤 답도 없다"며 "다시 첫 마음을 모아 절망의 85호 크레인을 찾아 가을소풍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소금꽃 누나를 위해 삶은 계란을 싸간다'는 20대 청년, '가을 소풍은 외동딸과 함께 가겠다'는 재능교육 해고자, 희망버스에서 '연대는 곧 연애라는 말을 실천했다'는 직장인 등이 발언에 나섰다.
'소금꽃 누나를 위해 삶은 계란을 싸간다'는 20대 이 모 씨는 "홍익대 청소노동자 해고 사태를 접하고 '날라리 외부세력'에 참여하면서 이런 세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에게 듣는 것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희망버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기획하는 데 한 힘이 되고 싶다"는 참가 이유를 밝혔다.
서울에서 10년째 직장생활을 하는 또 다른 참가자는 "1~4차 희망버스를 모두 남자친구와 갔고, 여름휴가 역시 영도 바닷가에서 보내면서 '연대는 곧 연애다'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찾는 사람들은 5차 희망버스에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트위터 친구'라는 홍석희 씨는 "1차 희망 버스 때 나의 트위터 친구가 공권력에 목숨을 위협받는다는 사실에 놀라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지만, 막상 희망 버스에서는 슬픔보다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홍 씨는 "가을소풍의 묘미는 보물찾기"라며 "정리해고 철회라는 보물을 찾아서 크레인에 오른 사수대 4명과 김진숙 지도위원과의 만남을 상으로 받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5차 희망 버스가 출발하는 다음달 8일 이전까지 전국 각 지역에서 간담회, 콘서트, 촛불문화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20일에는 전주에서, 29일에는 천안에서 북콘서트 모임이 열린다. 기획단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대회가 22일 시청에서 열린다"며 "여기에 희망 버스도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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