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던 이씨는 작년 5월18일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직후 동서지간인 박 후보 측 선거대책본부장인 양모씨와 만나 이면협상을 진행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씨를 단일화 과정의 내막을 알고 있는 핵심인물로 지목하고 있으며, 그동안 그가 잠적한 것으로 파악해왔다.
이씨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교수 캠프의 양모씨와 박 교수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이다"라며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돕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이씨는 박 후보 측이 요구했다는 금액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는지 대해서는 "그 부분은 밝히기 그렇다"며 함구했다.
그러나 그는 곽 교육감에게 합의 사실을 곧바로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곽 교육감이 뒤늦게 합의 사실을 알고) 거의 기겁을 했다"며 "굉장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곽 교육감이 당시 실무진 간의 이면합의 내용을 이미 보고받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금 단계에서 (언론보도가) 진실의 99% 수준까지 나온 것 같다"며 "나머지 1%는 지금 밝힐 수 없고 검찰에 나가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앞서 곽 후보 측 협상대리인인 김성오씨를 비롯한 곽 후보 선대본부측 인사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5월18일 사당동 모 커피숍에서 진행한 협상에서 박 교수 측이 10억원을 요구해 "어림없다"며 거절한 이후 그날 저녁 이씨와 양씨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을 알고 있지만 협상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박명기 후보 측 단일화 책임자였던 양모씨(선거대책본부장)와 직접 이면합의를 한 당사자인 곽노현 교육감의 측근 이모씨가 2일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양씨에게 돕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곽 교육감에게 협상 내용을 보고하지 않아 곽 교육감은 지난해 10월까지 이면합의의 존재 자체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곽 교육감의 서울대 법대 72학번 동기로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곽 후보 캠프의 공식 회계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곽 교육감의 측근들에 따르면 이씨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도인처럼 사는 인물로 박 교수 측 단일화 책임자였던 양씨와는 동서지간이다. 다음은 이씨와 일문일답 --박명기 교수 체포 이후 지금까지 왜 통화가 안됐나. ▲지금 여행 중이다. 3~4일 전화기를 꺼놨는데 도망다니는 것으로 비칠 것 같아 막 전화기를 켰다. 전화기를 켠 이후 처음 통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알고 있나. ▲나도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 언론 보도 내용은 스크린하고 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운 내용이 많이 나왔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진실의 99% 수준까지 온 것 같다. 나머지 1%는 검찰에 가서 밝히겠다. --검찰에서 소환통보가 왔나. ▲전화기를 꺼놔서 그런지 아직 오라는 말을 못 들었다. 그러나 조만간 부를 것 같다. 지금 내 진술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 된 것 같다. 검찰에 나가서 진실을 밝히겠다. --협상 결렬 이후 박명기 후보 측 단일화 책임자와 합의한 것이 사실인가 ▲돕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사실이다. --구체적인 금액을 약속한 것인가 ▲글쎄, 그 부분은 밝히기 어렵다. --둘이서만 합의한 내용이고 곽 교육감은 합의사실조차 몰랐다는데 ▲사실이다. 그것은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다. 교육감은 작년 10월쯤 박 교수가 약속을 이행하라며 거칠게 나온 뒤에야 내가 약속한 것을 알게 됐다. (곽 교육감이) 거의 기겁을 했다. 굉장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럼 당신이 합의한 내용을 교육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밖에 안 된다. 당신이 곤란하지 않겠나. ▲내가 곤란한 것은 상관없다. 진실만 밝히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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