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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비판 유인물 '붙인' PD에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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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비판 유인물 '붙인' PD에 중징계

노조 "테이프 붙였다고 징계…정당성 의문' 지적

MBC가 최근 대규모로 경력직 라디오피디(PD)를 공채한데 대해 라디오PD들이 항의하자, 경영진이 한 명의 PD를 중징계했다.

MBC 노사가 충돌 대신 대화로 교섭국면을 열려는 와중에 올해 들어 첫 징계가 내려진 터라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이번 인사조치를 "부당한 징계"로 규정,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일 MBC 노조에 따르면, 전날(지난달 31일) MBC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 라디오PD에게 '직장질서 문란'을 이유로 출근정지 15일의 중징계를 내렸다.

원인은 최근 MBC가 실시한 라디오 경력PD 선발이다. MBC는 최근 4명의 라디오PD(정규직 3, 계약직 1)를 선발했으며, 이들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MBC 라디오에 경력직PD 공채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신입 공채인원이 극히 적은 라디오의 특성 때문에 라디오PD들은 이번 공채에 강하게 반발했다. 공채 전 MBC 라디오PD는 총 39명이었으며, 통상 방송사들은 신입공채 때 라디오분야에서 한두 명의 소수인원만 모집한다.

한 노조관계자는 "한 번에 정원의 10%가 넘는 인원이 들어와 조직 운영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어, 라디오PD들이 공채과정에 소수를 뽑자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며 "그러나 라디오본부장이 일선 PD들의 의견을 묵살해 반발이 거셌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라디오PD들은 항의차원으로 "부역자들에게 최후의 심판이 다가오고 있다"는 문구가 포함된 게시물을 제작해, 각 PD들의 책상에 부착했다. 징계 대상이 된 A PD는 심야방송을 제작하고 늦게 퇴근하는 일정상, 게시물을 부착하는 일을 했다.

노조관계자는 "정작 해당 PD는 논의과정에 제대로 참석하지도 않았다"며 "이걸 갖고 사실상 '15일간 정직' 처분을 내렸다면, 그간 노보며 성명서를 부착한 사람들은 모두 중징계 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PD들은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 본부장은 김미화, 김흥국, 김여진 씨 등 이른바 '소셜테이너'의 퇴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A PD를 중징계한 다음에는 새로 들어온 한 경력PD에게 해당 프로그램 제작을 맡겼다.

노조관계자는 "정작 MBC가 여론의 비판을 받게 한 장본인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유인물에 테이프 잘라 붙인 사람은 중징계를 한 셈"이라며 "이런 인사위원회에 무슨 정당성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성명을 통해 "올해 들어 많은 내부갈등이 있었지만 직접적인 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만약 이번 중징계가 김재철 사장의 결정으로 이뤄졌다면, 더 이상 (경영진과) 대화를 이끌어 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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