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모바일 앱 대신 독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앱'을 통해 기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8월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대변인은 양측이 고객정보 및 수익 배분 문제를 놓고 수개월 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변인은 자사와 애플의 관계가 여전히 우호적이며 그 예로 자사 주간지 <하우 투 스펜드 잇(How to Spend It)>의 모바일 앱이 9월초 앱스토어에 등록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BC>는 새로 등록될 이 앱은 유료 구독이 아닌 광고를 통해서만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애플과의 분쟁을 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철수는 애플 앱스토어의 일방적인 정책에 반기를 드는 기업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앱 자체는 무료로 제공하면서 전자책 결제나 유료 구독 등의 부차적인 수입을 노리는 언론사나 출판사들은 앱스토어를 비켜가면서 모바일 독자를 끌어들이는 방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의 정책 때문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앱스토어가 제공하는 결제 기능을 통해서만 유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애플은 앱스토어 결제를 통해 기업들이 올리는 수익의 30%를 가져간다.
이러한 정책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벤처 기업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결제 방식과 수익 배분을 강요한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어 왔다.
언론사 입장에서 모바일 앱이 자사의 구독자를 늘리는데 효자 노릇을 해온 건 사실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경우 지난 상반기 인터넷 유료독자가 34% 오른 23만 명을 기록했다. 홈페이지 접속자의 22%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했으며 신규 구독 신청도 15% 가량이 모바일을 통해 접수됐다. <파이낸셜타임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올리는 총 수익은 전체 수익의 25%에 달한다.
하지만 이 수익의 대부분이 앱스토어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애플 의존도'에 대한 고민 역시 상당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모바일 앱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한 것 역시 애플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파이낸셜타임스>의 인터넷 앱 화면. |
신문은 몇 달 전부터 자사 모바일 앱에서 연동시켰던 '인터넷 앱' 버전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모바일 홈페이지(app.ft.com)는 차세대 웹표준인 HTML5를 이용해 구축되었으며 기존 모바일 앱과 거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 사파리의 '홈 화면에 추가' 버튼을 이용하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바탕화면에 아이콘이 등록돼 기존 모바일 앱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그 동안 모바일 앱을 통해 결제하던 유료 독자들을 인터넷 앱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안드로이드용 인터넷 앱 역시 다음달 내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도 이달 초 자사의 전자책 서비스 '킨들 이북(Kindle eBook)'의 아이패드용 인터넷 앱을 선보인 바 있어 기업들의 '앱스토어 탈출' 시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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