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복구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가 1주일 만에 급성백혈병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제1원전에 투입됐던 40대 남성 노동자 1명이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31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전력의 하청업체 소속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이달 초 후쿠시마 제1원전 휴게소에서 다른 노동자들의 방사선 피복을 관리하고 방사선 차단문을 열고 닫는 일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근무 1주일 만에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이 남성은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치료중 숨졌다.
이 남성은 원전에 투입되기 전 받은 건강 진단에서 백혈구 수에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는 그의 과거 원전 근무 경력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아사히>는 이번이 첫 근무였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그의 사망 사실을 하청업체로부터 지난 16일 보고받았다면서, 숨진 남성의 급성백혈병 발병과 원전 근무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쓰모토 준이치(松本純一) 도쿄전력 대변인은 "숨진 남성의 방사선 외부 피폭량은 0.5밀리시버트(m㏜)이고 내부 피폭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또 하청업체를 통해 "급성백혈병 증상이 나타나려면 수년의 잠복기를 거쳐야 하며, 단기간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발병하는 게 아니다"라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고 알려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급성백혈병 산재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연간 5밀리시버트 이상의 피복과 1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사망 사실을 보고받은 도쿄전력이 보름 동안 이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초기부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던 도쿄전력이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기보다는 감추는데 급급한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