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4차 희망버스 행사가 27일부터 무박 2일간 서울 청계광장과 독립문 일대에서 열렸다. 희망버스 참가자 7000여 명(경찰 추산 3500명)은 오후 7시경 청계광장에 모여 '만민공동회'를 열고, 10시경 인왕산과 인접한 독립문으로 향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독립문에서 밤샘 행사를 열고, 28일 오전 10시에 청와대 인근 인왕산 등산을 할 예정이다.
▲ 오후 7시경 청계광장에 모인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 ⓒ연합 |
김진숙 "어느덧 늦가을…여기까지 온 것은 희망버스의 힘"
청계광장에서 열린 '만민공동회' 본행사는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전화 연결을 통해 "크레인 위는 어느덧 늦가을이 됐다. 여기까지 온 것은 희망버스 여러분의 힘"이라며 "비정규직이라고 탄압받지 않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도 무대에 올라 "이명박 정부는 김진숙이 내려오는 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진숙이를 죽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연대 발언, 춤·노래 공연 등을 마친 참가자 3000여 명은 10시 경부터 청계광장을 벗어나 행진을 시작했다. 을지로 방향 차로와 청계천 광교로 방향으로 나눠진 상태였다. 경찰에 막혀 시청, 남대문으로 방향을 틀던 참가자들은 28일 오전 1시경에서야 독립문에 도착했다.
▲ 청계광장에서 독립문으로 행진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 ⓒ프레시안(이명선) |
이어 독립문에서 열린 '문화 난장' 행사에서는 '정리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철폐는 불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렸다. 토크쇼에 나선 한 참가자는 "정리해고는 아무 죄도 없는 사람에게 사형선고를 하는 것. 비정규직은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것"이라며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철회는 사회주의 요구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어린이책 작가인 김해원 씨는 "2차 희망버스 때 해고 노동자들 아이에게 주려고 어린이책 1000권을 가지고 갔는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정 중에 엄마·아빠가 자살해서 할머니와 사는 아이가 있었다"며 "정리해고 과정에 아이가 있었구나, 이 아이가 어떤 아픔을 겪었겠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은 "시민이라고 불리는 사람 대다수가 노동자다. 아이들도 노동자가 된다"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내 이야기이자, 내 아이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토크쇼가 끝나고 독립문 곳곳에서는 노래 공연, 사진전, 영상 상영 등이 이어졌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독립문에서 밤샘 행사를 열고, 28일 오전 10시에 청와대 인근 인왕산에 올라 정부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할 예정이다. 오후 2시에는 용산구 한진중공업 서울 본사 앞에서 조남호 회장을 규탄하는 '거침없이 하이킥' 행사가 열린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 청계광장에서 '희망의 꽃'을 그리는 아이. ⓒ프레시안(김윤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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