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제목으로 25일 저녁 7시부터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주차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음악인들의 축하공연과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는 언론인·소셜테이너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탁현민 공연기획자와 백원경 C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문화제는 시종일관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우스갯소리를 섞어 정부의 언론 정책을 비판했다. 카피 머신, 이한철, 좋아서 하는 밴드 등의 초청 음악인들은 흥겨운 노래로 문화제 참여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25일 언론노조가 연 시민문화제 첫 코너로 언론인들이 나와 시민들과 얘기를 나눴다. ⓒ프레시안(최형락) |
'언론인 세상을 말하다' 코너에는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정혜윤 CBS 피디(PD),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박대용 춘천MBC 기자가 무대에 올랐다.
이재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두 번째 순서인 '소셜테이너 언론을 말하다'에는 연기자 김여진 씨와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영화감독 여균동 씨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가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언론이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는 게 세계적 상식"이라며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조중동 종편이 하지 않으려 하는데, 용납이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가 8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총파업에 나섰으나, 여전히 보통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 감독은 "'미디어렙'이 뭔지는 알겠는데, 단어가 너무 어려워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과거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투쟁에 나설 때 '문화 주권'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언론인들이 좀 더 와닿는 말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도 "(미디어렙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식탐이 왕성한 네 마리 괴물(종편)이 풀려, 언론 생태계 유지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언론노조가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화배우 김여진 씨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언론인들의 관심을 촉구하며 눈물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여진 씨는 MBC의 이른바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원칙이 만들어졌을 때가 한진중공업 사태가 절정으로 치달았을 때임을 강조하며,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현장에 있어보면 언론이 벼랑 끝에 선 사람을 밀어버릴 수도, 손을 내밀어줄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며 "'내가 누군가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투쟁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PD는 "돌이켜보면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방송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런 일(언론노조 파업)이 생겨서 방송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며 "파업으로 좋은 결과가 생긴다면, 힘이 있다고 해서 다 가지지 않도록 모두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총파업 사흘 째인 이날 언론노조 지역언론 조합원 300명은 각 지역구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 미디어렙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미디어렙법의 처리를 요청하고, 언론공공성 복원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면담에 응하지 않은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제 참석자들이 미디어렙법 제정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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