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력 차기 총리 후보 "야스쿠니 A급전범, 범죄자 아니다"

노다 재무상 '망언' 되풀이…현 총리는 "희생자 애도"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하나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이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묻힌 A급 전범은 전쟁범죄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또다시 폈다.

15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노다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2005년 자신이 "A급 전범이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것과 관련해 "사고방식에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노다 재무상은 2005년 이러한 주장을 펼치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한 전력이 있다. 그는 당시 "잘못된 A급 전범 이해에 기초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은 A급 전범으로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인권 침해이며, 인권과 국가의 명예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힌 바 있다.

다만 노다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직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총리가 판단할 일"이라고 대답했다. 자신이 총리가 될 경우 신사를 참배할 지에 대해서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이라고 대답을 피했다.

노다 재무상은 민주당의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이달 하순에 열릴 예정인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을 맞아 일본의 초당파 모임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52명의 일본 국회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야당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총재, 아베 신조(安倍晉二) 전 총리, 여당 민주당의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전 총무상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비롯한 내각 관료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사를 방문하지 않았다. 간 총리는 대신 도쿄 시내의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지를 찾아 헌화했다.

간 총리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6주년을 기념해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서 "세계대전에서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면서 "깊이 반성하면서 희생자의 유족에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라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간 총리는 "일본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새롭게 해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 확립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을 다시 맹세한다"면서 "과거를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비참한 전쟁의 교훈을 알려 평화국가로서 세계인들과의 유대를 깊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간 총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일본의 대표적 우익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후 기자들을 만나 "그들은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