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기획단은 10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청문회 출석 요구를 무시하고 해외 도피 행각을 지속해 온 조남호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조 회장은 조건없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현재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인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해외에 도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지난 주말 극비에 귀국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회사의 회생에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며 노사협상 타결을 위한 퇴직자 지원 방안 등을 밝혔지만 정리해고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대한문 앞에서 2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조남호 회장이 김진숙 지도위원이 나와야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이번 청문회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개최하는 조남호 회장의 청문회지 김진숙 지도위원의 청문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또한 "지금까지 청문회에 출두한 증인 중에 누구를 소환해야 나간다고 조건을 건 전례가 없다"며 "조남호 회장은 국민에 대한 능멸적 처사를 그만두라"고 맹비난했다. 노 상임고문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라며 "추가 증인이 필요하다면 김진숙 지도위원이 아니라, 나머지 해고자는 복직시키고도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만 거부했던 경총 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은 전화 연결을 통해 "정리해고만 철회되면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내려간다"며 "한나라당은 청문회를 빌미로 나를 내려가게 하면 이 사태를 무마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리해고가 정당했는지 그 과정을 낱낱이 밝히는 게 집권당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조남호 회장에게는 "귀국했다니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미 전 국민의 근심이 된 정리해고 문제를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전기원 씨는 "무급휴직자가 얼마나 처절한 삶을 사는지는 쌍용차 사망자 수를 통해 알 것"이라며 "해고자 원직 복직을 한꺼번에 해서 쌍용차 사태가 한진중공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날라리 외부세력에서 활동하는 박성미 감독 또한 "한진중공업의 기업 규모로 해고자 94명을 복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 상황을 끈다면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도 청문회 불출석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고 몰래 귀국도 용인하고 숨겨주는 등 조남호 회장을 감싸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부가 조남호 회장을 처벌하고, 직접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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