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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쾅, 아파트 베란다로 흙과 나무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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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쾅, 아파트 베란다로 흙과 나무가 쏟아졌다"

[현장] 무너진 우면산…서초구 주민들 "보수 공사한다더니 말로만 그쳐. 결국 '인재'"

하루 아침 폭우에 서울 서초구에 있는 우면산이 무너져 내렸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고립됐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예견된 재해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평소 우면산 등산을 자주 하던 주민들은 산의 붕괴 위험을 이미 알고 있었다. 관할 지자체 역시 1년 전부터 보수공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건 말뿐이었다.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방배 레미안 아트힐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27일 오전 8시 20분께 집 근처에서 20대 여성이 물에 떠내려 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 주민은 119에 연거푸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이 여성이 구조돼 강남성모병원 구급차로 이송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면산 토사가 덮인 단지 안의 한 아파트는 현재 4층까지 토사가 차오른 상태다. 119 구급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파트 안에 갇힌 주민들은 극심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아파트 창문 곳곳에선 주민들이 손을 내밀고 흰 수건을 흔들며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 남부순환로를 넘어 들어온 토사가 아파트 4층까지 차올랐다. ⓒ프레시안(선명수)
▲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아파트 담벽을 부수고 쏟아져 내리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사당역 방향으로 가는 인근 도로에는 갑작스레 굴러떨어진 돌과 나무로 인해 자동차 수십 대가 찌그러진 채 방치된 상태다. 부상자로 보이는 이들이 눈에 띈다.

두려움에서 깨어난 주민들은 관할 지자체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성토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 김 모(54) 씨는 평소 꾸준히 우면산 등산을 해 왔다. 김 씨는 "우면산 보수 공사를 한다는 공지가 1년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그저 말뿐이었다"라며 탄식했다. 보수 공사가 예정대로 이뤄졌더라면, 이번과 같은 참사는 없었으리라는 게다. 다른 주민은 토사가 아파트를 덮친 이날 아침 상황을 생생히 묘사했다. "'우르르 쾅' 하더니, 베란다 유리가 깨지면서 흙과 나무가 들어왔다"라는 게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우면산 붕괴로 아파트에 갇힌 주민 1명이 구조됐으나 곧 숨졌다. 현재까지 주민 7~8명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는 잠정집계치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인근 소방서는 인력 전원이 현장에 출동한 상태지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 아파트 단지 내부. ⓒ프레시안(선명수)
▲ 산위에 있던 컨테이너와 공사 장비가 토사에 휩쓸려 남부순환로로 내려왔다. ⓒ프레시안(선명수)
▲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우면산이 무너지면서, 토사와 나무가 인근 아파트 단지를 덮쳤다. ⓒ프레시안(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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