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쇄 테러 사건의 용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이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선언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았다.
브레이빅은 지난 22일 인터넷에 올린 '2083: 유럽 독립선언'이란 제목의 1500여 쪽에 달하는 글에서 자문자답 형식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헤르트 빌더스 네덜란드 자유당 당수,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를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꼽았다.
브레이빅은 이 항목 바로 앞에서는 '만나고 싶은 생존 인물'이라는 주제로 교황 베네딕트 16세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꼽았다. 특히 그는 푸틴 총리에 대해 "공정하고 단호한 리더로 존경할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썬 그가 좋은 친구가 될지, 최악의 적이 될지 확신하지 못한다"라고 평했다.
푸틴 총리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뉴욕타임스>에 "미친놈의 헛소리"라고 말했다.
브레이빅은 또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무슬림을 학살한 혐의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의해 전범으로 기소돼 도피하다 2008년 체포된 카라지치에 대해 자신의 연구에 따르면 그는 대량 학살자도 인종차별주의자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보스니아계와 알바니아계도 세르비아계를 상대로 수십 년 동안 대량학살을 자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종류의 전쟁은 지하드(성전)의 가장 파괴적인 형태이며 우리가 현재 서유럽에서 겪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주장하면서 카라지치를 전쟁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브레이빅이 언급한 빌더스 당수 역시 네덜란드에서 반(反) 이슬람, 반 이민을 내세운 극우 정치인이며 아소 전 총리도 일본 내 대표적인 보수 우익으로 꼽히고 있다. 브레이빅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따로 평가하지 않았다.
한편, 그는 한국과 일본의 가부장제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유럽이 두 국가같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레이빅은 한국과 일본이 보수주의 및 민족주의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면서 "가부장제 회복이 대안이며 일본이나 한국 모델이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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