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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안 되고 재수사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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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특검은 안 되고 재수사는 괜찮다?

[김종배의 it] 민간인 사찰 '시간끌기', 한나라당에 부메랑

의아하다. 불법사찰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특검은 안 된다고 손사래 치면서 재수사는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길까?

정치적 상징성 때문일까? 특검은 검찰의 불법사찰 수사에 대한 전면적 탄핵인 반면 재수사는 그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추가수사'라는 수식어를 붙여 탄핵 이미지를 불식할 수 있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 자체가 눈 가리고 아웅이요 말장난이다.

그럼 수사 강도 때문일까? 독립적 지위에서 수사를 벌이는 특검은 성역 없이 여기저기 수사하는 반면 검찰은 눈치껏 알아서 수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까? 이 또한 아니다. 행여 이런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면 더 큰 논란이 빚어진다. 재수사 부실 논란이 다시 점화된다.

어차피 다를 바가 없다. 특검이든 재수사든 기존 수사결과에 대한 탄핵이란 점에선 다를 바가 없고, 특검이든 재수사든 야당과 국민이 납득할 정도의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것이란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뉴시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하나 있다. 재수사는 경과점인 반면 특검은 종착점이다. 재수사가 부실하면 특검을 꺼낼 수 있지만, 특검이 부실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용도가 '털고가기'라면 특검이 재수사보다 효용성이 훨씬 크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운위하는 재수사는 대안이 될 수 없다. 그것으로 불법사찰 의혹을 완전히 털고 갈 수 없다. 오히려 야당에게 전선을 더 넓게, 그리고 더 길게 펼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할 뿐이다. 자충수인 것이다.

혹시 이런 걸까? 특검은 수사 기한이 있지만 재수사는 수사 기한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일까? 재수사로 시간을 질질 끌면서 불법사찰 의혹이 용두사미가 될 때를 기다리려고 하는 걸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추정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불법사찰 의혹의 진화과정을 보면 그렇다.

불법사찰 의혹은 민주당의 신건·이성남 의원에 의해 처음 제기된 6월 이후 줄곧 살아 꿈틀대고 있다. 자고나면 이슈가 바뀌는 우리 정치풍토에 견주면 참으로 특이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는 사안이다.

'연명'하는 게 아니라 '증식'한다. 처음 제기된 의혹이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날이 갈수록 새롭고 더 큰 의혹이 꼬리를 문다. 그래서 일각에선 '딥 스로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표할 정도다.

불법사찰 의혹의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할 때 시간 끌기는 결코 해법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끄는 시간에 비례해 정권의 힘이 빠지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재수사는 대안이 될 수 없다. '궁여지책'이라면 모를까 '근원적 처방'은 결코 될 수 없다.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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