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2일 한미 비핵화 회담이 열린 직후 김 제1부상을 뉴욕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김 제1부상은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 소사이어티 등 민간 연구기관들의 초청 형식으로 뉴욕을 방문해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미국 정부가 공식 초청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셈이다.
클린턴 장관은 "김 제1부상이 이번 방미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탐색적 대화(exploratory talks)에 나설 것이며 6자회담 재개 수순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에서 관련 부처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지만 (협상) 테이블 복귀에 대해 보상할 의도는 없다"며 "북한이 이미 조치를 취하기로 동의한 행동에 대해 새로운 무엇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뉴시스 |
미국 정부가 초청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김 제1부상은 28일경부터 2일간 뉴욕에 머물면서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및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가 포함된 미국 대표단과 만나 북핵 6자회담 재개방안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 대북 식량지원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은 지난 2005년 9.19 성명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전면 폐기하고 미국은 대북 불가침 의사를 확인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2008년 미국이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 관련 요소를 검증해야 한다는 검증 의정서를 새롭게 제시하면서 교착상태가 이어지다가 2009년 4월 북한이 6자회담 탈퇴를 선언해 냉랭한 관계가 유지되어 왔다.
한편, 김 부상의 방미가 성사되면서 6자회담 재개 수순은 사실상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북미 대화가 병행되는 방식으로 밟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3일 <연합뉴스>에 "북한은 김 제1부상의 방미를 염두에 두고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응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남북·북미 대화 병행이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남북 비핵화 회담이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뤄진 데 반해 미국이 북핵 협상 총괄 격인 김 제1부상을 초정함으로써 북미 대화가 오히려 한 발 더 앞서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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