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반기문 사무총장 연임 추천 결의안을 17일 오전(한국 시rks 18일 자정)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애초 16일 비공개 논의에서 결의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리비아와 시리아, 예멘 등 중동·아프리카 현안을 먼저 처리하기로 하면서 일정이 늦춰졌다. 하지만 이날 논의에서 반 총장의 연임에 이견을 제시한 나라는 없었고 추천 결의안 초안은 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합의됐다.
이번 달 안보리 의장인 넬슨 메소네 가봉 대사는 "15개 이사국이 반 총장 연임 추천 결의안 초안에 합의했다"며 "17일 비공개 회의에서 유엔 총회에 올릴 반 총장 추천안이 박수로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반 총장의 연임 결의안 처리가 연기된 건 쿠바의 이의 제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서방 외교관은 쿠바가 절차상의 문제를 들며 유엔 중남미그룹(GRULAC)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설사 중남미그룹이 반 총장 연임에 찬성의사를 밝힐지 확실하지 않더라도 반 총장은 결국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쿠바가 반 총장 연임에 대한 지역그룹의 합의를 지연시킨 이유에 대해 서방 외교관들의 말을 빌려 반 총장이 미국의 영향 아래 놓인 것으로 여기는 탓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유엔 외교관들은 안보리 표결 전 쿠바가 연임 추천에 찬성하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이날 브라질을 방문한 반 총장은 표결 연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회원국들이 이 거대 기구를 위해 일하려는 겸허한 소망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번 주 중남미 지역을 돌며 지역 대표를 만나고 있지만 쿠바는 방문하지 않았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반 총장의 연임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러시아도 비공개 논의에 앞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알렉산더 루카세비치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반 총장의 연임 도전을 지지한다"며 "안보리 표결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지난 6일 연임 도전 의사를 발표하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프랑스는 당일 지지 성명을 냈고 미국과 영국도 각각 7일과 9일 지지 입장을 냈다. 이에 비해 러시아의 입장 표명은 시간 차이가 꽤 나는 셈이다. 유엔 사무총장 연임 결의안은 상임 이사국 중 한 나라만 반대해도 통과가 불가능하다. 루카세비치 대변인은 입장 발표가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아랍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반 총장이 시위대에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한 데 비판적이었고,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관련한 안보리 논의에서도 기권 의사를 표한 바 있다. 또한 시리아가 시위대를 탄압하는 것을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의 움직임에도 반대했다. 반 총장 연임 지지 선언이 지연된 것은 이같은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 연임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면 유엔 총회는 21일 공식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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