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을 서민의 벗으로 의정포럼'은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안전 토크 콘서트'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시사 개그맨 노정렬 씨의 사회로 진행된 '철도안전 토크 콘서트'에는 철도이용자, 철도노동자, 시민단체 등 다양한 철도교통 이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했다.
▲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시사 개그만 노정렬 씨의 사회로 진행된 '철도안전 토크 콘서트'. ⓒ프레시안(김윤나영) |
이날 발언에 나선 송상석 녹색교통 사무처장은 "KTX 사고가 지난 4개월간 40건이 났다"며 "이는 최근 5년간 최고치이고 작년 동기와 비교해 두 배"라고 밝혔다. 송 처장은 "철도 노동자들은 너무 무리한 인원 감축 때문에 꼭 필요한 정비 인원이 부족하고, 사업을 외주에 맡기니 전문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시사 개그맨 노정렬 씨도 "나도 안전한 철도를 타고 싶은 시민"이라며 "왜 KTX는 탈선하고 멈추나. 철도 기관사와 정비사가 하루아침에 5100명씩 잘려나가니, 정비를 자주 해도 모자랄 판에 정비를 '널널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은 2009년 4월 취임 한 달만에 정원 5115명을 감축한 바 있다.
송호준 철도정책실장은 "철도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공공성이 강한 분야이지만, 경영진 평가는 수익을 얼마나 올렸나, 비용을 얼마나 절감했나, 사람을 얼마나 많이 잘랐는가로 평가된다"며 "안전을 책임질 현장 노동자를 해고하고,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엉터리 시설물을 막무가내로 설치하면서 안전문제는 소홀해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국민의 발이 되고, 철도를 안전하게 운영하라고 있는 철도공사는 (철도 안전이 아닌) 역세권에 집 짓는 데만 관심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올해 들어 이렇게 사고가 잦게 나는 건 문제"라며 "이는 단순히 설비나 기기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전사고에 대한 철도공사 측의 안일한 대처에도 비판이 일었다. 노 씨는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처럼 단순 명쾌하다. KTX 사고가 잦은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허 사장은 '누가 다치기라도 했나?'라고 반문했다"며 "후쿠시마처럼 원전이라도 터져야 정신을 차리려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허준영 사장은 지난 2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습니까? 좀 이상신호가 들어오니까 그걸 점검하고 다시 출발한 건데 그걸 가지고 무슨 큰일 난 것 같이…. 어디까지나 작은 고장인데…"라고 말한 바 있다.
인력 감축으로 아끼는 비용은 거대 참사가 났을 때 생기는 손실에 비하면 작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03년 사망자 192명과 부상자 146명을 낸 대구지하철 참사가 그 예다. 경제학자들은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피해액을 7000~8000억 원이라고 집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선근 공공교통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당시에 대구지하철에서는 인력감축, 구조조정, 상업적 경영을 했지만, 그래봤자 몇백 억 원밖에 못 아낀다"며 "대구지하철 참사로 7000~8000억 원이 손해라면 몇십 년 비용을 한 번에 날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인 승무 대신) 1인 승무 도입, 교육인력과 안전시설 미비라는 문제가 지금 철도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책임지고 물러날 것 △이명박 대통령의 철도 선진화 정책을 폐기할 것 △ '현재 기관사 면허 관리제법'에 불과한 철도안전법을 운수, 운전, 차량, 전기, 시설 노동자의 안전과 관련한 내용을 담아 개정할 것 △ 철도 안전과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노동자, 철도이용자, 시민사회 단체가 과반수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 것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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