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배우 김여진 씨 등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희망버스) 행사 참가자들에게 무더기로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항의해서 160일이 넘도록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5일 '희망버스' 행사 참가와 관련해 배우 김여진 씨 등 25명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여진 씨 등에게 집단건조물 침입,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법률 위반(미신고 집회, 해산명령 불응)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자체 채증자료와 한진중공업 사측으로부터 넘겨받은 사진 등을 분석해 불법행위 여부를 가린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김여진 씨 등 참가자 5명을 '집단건조물 침입'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측은 신원이 확보된 5명을 먼저 고소하고, 사진자료 등을 분석해 신원과 침입사실이 드러나는 사람들을 추가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부산지방경찰청은 한진중공업 파업 현장에 공권력 개입을 시사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5일 오후 김철준 차장 주재로 채길용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장 등 노조관계자들에 대한 검거계획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의 희망버스 사법처리 방침과 관련해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부산시당 등 야 4당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등 부산지역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는 "비이성적 탄압 몰이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15일 오전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봉쇄에 실패한 회사와 공권력이 비이성적 탄압의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며 "공권력 개입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가 사태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사측이 고용한 용역의 폭력을 방조했던 경찰이 평화롭게 행사에 참여한 시민을 불법폭력세력으로 몰고 있다"면서 "이후 있을지 모를 공권력 투입 명분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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