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7시 55분경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이날 집회는 예전처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회원들이 주관한 가운데, 대학생들과 시민단체, 노동단체, 정치권 관계자들이 모였다.
지난 4일 집회 때 연행 과정에서 실신해 병원서 치료를 받았던 유지훈(고려대 4학년) 씨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300여 명(주최측 추산)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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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휴학과 제적으로 졸업이 늦춰졌다는 숙명여대 총학생회 소속 허희수 씨(29)는 "동맹휴업에 참여를 타진 중인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며 "학교에서도 일부 과학생회장들이 오는 10일 참여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고려대와 서강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학생들을 상대로 찬반을 묻는 투표에 들어갔다. 이날 투표 마감 결과, 숙명여대는 재학생 9000여 명 중 2000여 명가량이 투표를 마쳤고, 이화여대도 약 150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박자은 한대련 의장은 "현재는 4개 대학이 참여 중이지만 경희대와 서울시립대, 인하대 등이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총 40여개 대학이 동맹휴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광장 진입을 놓고 학생들과 경찰이 잠시 마찰을 빚었으나, 이후 집회는 큰 마찰 없이 진행됐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등은 오는 6월 국회에서 반값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학생들이 더 힘을 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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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의원은 "모든 국민은 헌법에 따라 평화롭게 시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며 "평화적 시위를 방해하는 정권의 경찰이 불법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휴학 중이라는 대학생 박연훈(24, 가명) 씨는 "시험에서 자유로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나왔다"며 "대학생들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 집회를 여는 것을 정부가 알아 달라"고 요구했다.
선배 세대들의 지원도 잇따랐다. 만화가 강풀(강도영) 씨는 이날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선배세대들로 이뤄진 '날라리 선배부대'에 합류하며 오는 10일 촛불집회의 사전행사를 홍보하는 만화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개그맨 김제동 씨는 이날 집회 참여자들에게 500만 원을 지원하며 일부를 전의경들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퇴근길에 남자친구와 집회 현장에 들렀다는 직장인 김신아(31, 가명) 씨는 "등록금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미래의 자녀들을 위해서도 힘을 보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시 30분경 집회를 마친 이들은 곧바로 청계광장을 따라 "반값 등록금 실행하라"고 외치며 종로 방향으로 행진하다 경찰과 마주쳤다. 대학생들은 햄버거를 전경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요구했으나 경찰 관계자들의 만류로 직접 전달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이후 곧바로 집회를 해산하고 귀가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집회 현장에서 채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법처리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은 이날 집회서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각 학교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고 현실을 풍자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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