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에 거주하는 김연희(37, 석사동) 씨는 며칠 전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사려다 황망한 마음에 발길을 돌렸다. 한근(600g) 가격이 1만2000원을 훌쩍 넘겨, 불고기용 쇠고기값보다 비쌌다. 김 씨는 결국 값이 싼 뒷다리살 1만 원어치를 사고 가게를 나섰다. "삼겹살이 금겹살이라더니, 정말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 난다"고 김 씨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한번 시작된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4.1% 올랐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4%를 넘어서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4.1%를 시작으로 이후 내리 4.5%, 4.7%, 4.2%를 기록했다.
돼지고기(29.5%)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 외식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등, 먹거리 오름세가 여전히 강하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센터)는 삼겹살 중급 500g의 소매가격이 최고 1만4900원, 평균 1만1347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35%나 오른 가격이고, 전달에 비해서도 1647원 오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삼겹살과 외식 돼지갈비는 각각 14.5%, 14.3% 올랐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가격의 오름세가 올해 8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제역 파동 이후 태어난 돼지가 도축연령까지 성장하는데 약 8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신선식품 오름세는 어느 정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배추값은 53.6% 폭락했고, 양파와 파 가격도 각각 35.5%, 33.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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