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토지거래허가구역 또 해제

알짜 땅 대거 포함…땅값, 또 불안해지나

정부가 현 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로 전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나섰다. 해제 대상 지역은 당장 이번 달 말부터 자유롭게 땅 매매가 가능해진다. '알짜' 지역이 대거 포함돼 땅투기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토해양부는 전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4496km²의 절반(48%)에 해당하는 2153.55km²를 30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해제되는 면적은 전 국토의 2.1%에 해당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땅으로, 투기가 예상되는 땅은 해당 지자체장의 허락 없이 매매할 수 없도록 규제한 곳이다. 해제로 인해 이들 지역의 토지 소유자는 앞으로 해당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자유롭게 매매에 나설 수 있다. 이번에 해제되는 곳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장지동, 종로구 구기동 등 그간 개발이 제한돼 있었으나 앞으로 지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다수 포함됐다.

이번 해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다. 정부는 2009년 1월 말 1만7275㎢이던 토지거래 허가구역의 절반이 넘는 1만238㎢ 해제를 시작으로 같은 해 5월, 작년 말 연달아 추가 해제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해제 후 남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기존의 10%가량에 불과한 2342㎢다.

정부가 땅 거래 자유화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집값이 뛰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이 뛰어야 돈이 움직이고, 세수가 더 걷힌다. 경기진작을 위해 땅값 안정을 희생한 것이다.

국토부는 "최근 2년간 전국 땅값 상승률이 연평균 1% 안팎에 머물고, 거래량도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보유한 땅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피해를 본 토지 보유자의 민원을 해소하자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