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5월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3.0%로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원화가치 상승세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남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재차 커지고 있고, 이집트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국제 경제 정세가 불안해짐에 따라 해외 자본의 국내 유입을 차단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리가 해외 주요시장 금리보다 더 오를 경우, 금리차를 노린 해외자본이 불안한 해외시장 대신 국내 시장으로 밀려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원화가치는 치솟아 국내산 수출품의 대외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한은은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앞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일본 대지진 영향 등이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국 한국은행에서 열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일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의 74.4%는 이번 달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작년 11월부터 매 홀수 달에 기준금리 징검다리 인상을 이어 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올 들어 매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중기 목표치를 넘어설 정도로 꾸준히 올라,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4.5% 올랐다. 지난달 'MB물가지수' 역시 4.5% 올랐다.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목표 상단은 4.0%다. 이미 물가상승세가 이 수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한은마저도 물가가 앞으로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안정적 수출을 위해 물가를 희생했다는 얘기다.
한은은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소비자 물가는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압력과 고유가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를 넘어선 현재 채권가격은 급등세(금리 하락)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미리 올랐던 시장금리가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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