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1일 한미 FTA 추가협의와 관련해 "추가협의를 거쳐 가능한 한 빨리 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하며, 현 상황에서 재협상을 하자는 것은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대한민국이 FTA의 중심에 서 있고 우리로서 FTA는 핵심전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변인은 "현재의 협의는 재협상이 아니"라며 "민주당 일각에서 재협상을 주장하는데, 한미 FTA가 야당의 선명성 경쟁에 이용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미 간에 진행 중인 추가협의가 사실상 '밀실 재협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실무협의'로 간주한 물타기로 보인다. 이는 우리에게 불리한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야당 일각의 개선적 재협상 요구와도 무관하다.
앞서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29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한미간 합의된 FTA 본협정 내용은 변경이 없을 것"이라며 "재협상이라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고 정부도 이번 협의는 재협상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한미간 추가협의는 내용은 물론이고 시간과 장소도 비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의 연비기준에 대한 특혜가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 측으로부터 전해졌고, 쇠고기 분야에서 우리 측의 추가 양보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은 한미 FTA를 둘러싼 국내 갈등을 차단하고, FTA 추가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G20 정상회의 이전에 한미 FTA에 대한 정부간 협의를 매듭짓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클린턴 장관은 베트남 하노이 시내 국립 컨벤션센터에서 이 대통령을 면담해 이같이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도 한미 FTA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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