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노동자는 가구당 한 달에 154만 원을 벌지만 170만 원을 지출해 매달 16만 원씩 적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하철 청소용역 노동자·전자업체 파견 노동자·청년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 14명이 두 달 간 작성한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대상 노동자들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인 소득 하위 1분위 가구와 비슷한 수준의 가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저소득층은 일을 해도 적자, 안 해도 적자"라고 비판했다.
저임금 노동자들은 월 소득의 75%가량을 의식주, 교통·통신, 교육 등 필수생활비에 쓰고 있었지만, 문화비로는 한 달에 6000원 미만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늘어나는 물가 압력 때문에 식료품비는 한 달에 35만 원을 써야 하지만, 저임금 노동자에게 문화생활은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부분 비정규직인 저임금 노동자들은 세금과 보험료 등을 포함한 비소비지출만 한 달에 50만 원가량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4대 보험에 미가입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개인보험 등에 가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고령 노동자에게는 의료비가, 청년 노동자에게는 교육비가 높았다. 40대 이하는 의료비로 10만7000원을, 50대 이상은 21만9000원을 지출해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반면에 교육비는 50대 이상이 월 4만2000원을 썼지만, 청년층은 9만4000원으로 세 배가량 많이 썼다.
민주노총은 "저임금 노동자의 파탄난 가계부가 정부 고용 정책의 실패를 증명하고 있다"며 "정부는 최저임금을 현실화해 저임금 노동자의 가계 적자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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