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3년간 삼성, 현대차 등 20대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가 36%, 자산은 54.2%나 늘어났다. 정부가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폐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 게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막대한 현금을 쥔 대기업이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온 것. 이런 현상은 현 정부의 정책이 대기업에 치우쳐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한국 경제의 대기업 의존이 더 심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리스크(위험) 분산' 차원에선 나쁜 조짐이다. (☞관련 기사: 안철수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 외부 충격에 약하다", "한국, '실패의 요람' 돼야", "이명박 정부, 약육강식 경제 만들까 우려", "기득권만 보호되는 사회는 기득권에게도 독")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4월 678개였던 20대 대기업의 계열사는 지난 1일 현재 922개로 36% 늘어났고, 자산총액도 683조6000억 원에서 1054조4000억 원으로 54.2%나 증가했다. 특히 상위 10대 그룹의 계열사는 40.8%, 자산총액은 55.3%, 그리고 상위 5대 그룹의 계열사는 51%, 자산총액은 59.1% 늘어나는 등 대기업 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1위의 삼성은 계열사가 2008년 59개에서 올해 78개로 3년간 19개(32.2%) 늘어난 가운데 자산 규모는 144조4000억 원에서 230조9000억 원으로 86조5000억 원(59.9%)이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5대 그룹(자산총액 622조5000억 원)의 37.1%, 10대 그룹(846조 원)의 27.3%, 20대 그룹(1054조4000억 원)의 21.9%나 됐다.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2008년 36개였던 계열사를 63개로 27개(75%)나 불렸고, 따라서 자산 규모도 74조 원에서 126조7000억 원으로 71.2%나 많아졌다.
SK는 지난 1일 기준으로 86개의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과 비교할 때 22개 늘어난 것이고, 자산은 72조 원에서 97조 원으로 34.7% 불어났다.
4위 LG는 계열사가 36개에서 59개로, 자산은 57조1000억 원에서 90조6000억 원으로 뛰었고, 5위 롯데는 계열사는 46개에서 78개로, 자산은 43조7000억 원에서 77조3000억 원으로 치솟았다.
이어 포스코도 계열사가 31개에서 61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자산은 38조5000억 원에서 69조8000억 원으로 팽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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