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재벌그룹의 전체 계열사 수와 출자액이 급증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3년간(2007년 4월~2010년 4월) 15대 재벌의 계열사 수 변동을 분석한 결과 "2007년 472개였던 재벌 계열사 수는 올해 679개로 총 44%(207개사)가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한 그룹당 계열사를 평균 14개 가량 늘린 셈이다.
계열사 확장에 쓰인 비용 또한 급증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올해 15대 재벌의 전체 출자액(회사 자금으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사기 위해 쓰인 비용)은 92조8400억 원으로 2007년 50조2520억 원보다 85%(42조5880억 원)나 증가했다.
재벌기업의 계열사 수와 출자액이 급증한 이유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대기업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출총제는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소속이면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회사가 순자산액의 40%(출자한도액)를 초과해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다. 현 정부의 취임 직후인 2007년 4월에 적용 대상이 대폭 축소됐다가 작년 3월에 폐지됐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재벌들의 출자액과 계열사 수가 급증하고 재벌 경제력 집중이 심해졌다"며 "이는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업별로 보면, 3년간 계열사 수를 50% 이상 늘린 그룹은 현대중공업(129%), LS(120%), 포스코(109%), LG(71%), KT(58%)로 총 5개 사다. 현대중공업 계열사는 7개에서 16개, LS는 20개에서 44개, 포스코는 23개에서 48개로 증가했다.
3년간 출자액 증가 폭이 큰 상위 재벌 5개 그룹은 금호아시아나(409%), GS(258%), LG(181%), LS(180%), 한진(157%)이다.
경실련은 "기업집단 공시제도와 같은 가벼운 처벌 규정만으로는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을 수 없다"며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출총제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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