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먹거리 가격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30일 OECD가 발표한 회원국들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료를 보면, 한국의 소비자물가를 전년동월대비 4.5% 올라 34개 회원국 중 에스토니아(5.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에스토니아(5.2%), 그리스(5.2%), 터키(4.9%)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2월 들어 그리스와 터키마저 앞지른 셈이다.
특히 물가상승을 촉발한 주요 원인은 식품 물가였다. 2월 한국의 식품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12.2%나 급등해, 에스토니아(13.2%)에 이어 2위였다. 1월에는 에스토니아보다 높은 11.6%였다.
물가 상승률로 곤욕을 치르는 대부분 국가가 개발도상국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 중 영국(4.4%)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개발도상국이었다. 그리스와 이스라엘, 터키가 각각 4.4%, 4.2%, 4.2%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헝가리(4.0%), 폴란드(3.7%), 멕시코(3.6%)도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발도상국의 소비자물가가 에너지와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2008년 2월 이후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와 같은 물가상승세가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기준금리가 오름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구제역, 조류독감 등 돌발변수가 발생한데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7개국(G7)과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인접국과의 물가를 비교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비쌌고, 마늘은 일본에 이어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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