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 공공기관 노동자들과 국회의원, 시민단체들이 국민운동을 시작하기 위한 발족식을 열었다. 첫 단계로는 정부의 낙하산 인사 대응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그간 개혁의 주체로 나선 정부 대신, 시민과 공공기관 노동자, 국회가 공공기관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29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대의원실에서 열린 '공공기관을 서민의 벗으로' 의정포럼 발족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에 맞서, '공공기관 서민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포럼은 가장 우선적인 활동으로 올 여름 시작될 이명박 정부 임기 두 번째 공공기관 인사를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의정포럼은 "정권 후반기임을 감안하면, 노골적인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행해질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핵심 인사에 대해 심층 조사, 시민 인사청문회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공공기관 인사에 이용되는 '무순위 3배수 이상 추천방식'을 두고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실상 정부의 인사 전횡을 정당화하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현행 정부 독점형 지배구조를 이용자·시민·국회가 함께 하는 '이해관계자 참여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포럼은 인사 감시 외에도 △공공기관 내부 운영 투명화와 공공서비스 요금, 질, 생산성을 평가하고 △공공기관 체제 전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정포럼은 조만간 국민혁신제안센터, 낙하산저지센터, 시민증언대회, 시민헌장 제정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활동에 따라 공공기관 민영화, 4대강 사업, 공공요금 인상 등 정부 주도 사업에 대한 대응방안을 의정포럼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의정포럼은 또 도출된 공공기관 개혁방안과 공공기관 체제 개편안 등을 오는 대선 때 야당의 정책의제로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는 오직 '어떻게 하면 공공기관 돈 많이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민영화시킬 수 없을까'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시대 흐름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의정포럼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한해 지출액 383조 원은 중앙정부 총지출(2009년 기준 302조 원)보다 많다"며 "공공기관이 지금처럼 정권의 하수기관으로, 국민의 원성 대상으로 머무는 한 민심이 바라는 복지와 공공성은 구현되기 어렵다"고 공공기관 개혁에 정부 대신 나선 이유를 들었다.
한편 여지껏 국민과 정부의 눈총을 받아오며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던 공공기관 노동자 모임인 공공운수노조(준)는 오는 5월 공공부문 통합산별노조로 전환할 예정이다. 노조 조합원 14만3000여명 중 10만여 명이 공공기관 노동자다. 노조는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 공공기관 내부 운영 투명화와 공공서비스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도환 노조 위원장은 "이제 노조도 산별노조 위상에 맞게 공공서비스 이용자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구현해 가겠다"고 말했다.
의정포럼에는 사회공공연구소,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참여연대노동사회위원회, 한겨레경제연구소 등 6개 시민단체 싱크탱크, 공공운수노조(준)를 비롯해 김진애, 천정배(이상 민주당), 이정희(민주노동당), 조승수(진보신당), 유원일(창조한국당) 의원 등 국회의원 18명이 참여했다. 야4당 산하 연구소는 조만간 이번 포럼에 참여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