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당시 '77일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가 잇따라 숨지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파업 이후 강제 진압 후유증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지는 사태에도 사측은 재고용 약속에 묵묵부답이다.
26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조합원 임 모(44) 씨는 이날 오전 경기 평택의 자택 안방에서 엎드려 숨진 채 아들(18)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 등이 없어 자살이나 타살보다는 돌연사로 추정하고 사인을 조사 중이다.
임 씨는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반발해 공장점거 파업에 참여했다. 이후 회사는 1년이 지난 후 임 씨 등 노동자들을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고 임 씨는 일용직을 전전하며 기다려왔지만 사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정리해고와 파업 등을 거치며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임 씨의 부인은 지난해 4월 아파트 10층 베란다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임 씨도 강제 진압의 충격 등으로 자식들과 함께 심리치료를 받아왔다. 이번에 임 씨마저 숨지면서 그의 두 자녀는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
쌍용자동차지부는 "쌍용자동차 사측의 약속 불이행이 44세의 젊은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첫 번째 이유"라며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임 씨가 끝내 보려 했던 공장 복귀의 염원을 실현시킬 것"이라며 "그것이 투쟁과정에서 숨져간 동지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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