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쇼크'로 코스피 연중 최저치 밀려

환율 급등, 채권금리 급락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의 '내전 위기' 사태가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 증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마저 위축시키면서 코스피가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2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38포인트(1.76%) 급락한 1969.92로 마감했다.

리비아 정세불안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1% 넘게 하락하며 개장한 코스피는 사흘 연속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면서 코스피는 장중 1960선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마감이 가까워져 올수록 기관의 매수세가 강해지고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낙폭을 줄여 1970선 부근까지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이날 외국인은 나흘 만에 '팔자'로 돌아서 321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건설업이 7% 가까이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운수창고도 5%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70포인트(0.52%) 내린 517.89로 출발한 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팔자에 나서며 낙폭을 확대, 8.53포인트(1.64%) 내린 512.06에 마감했다.

중동 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지고 국제유가가 상승한 탓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의 가권지수가 각각 1.78%, 1.87%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2.62% 급락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H주지수는 각각 2.15%와 2.46%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50원 오른 112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11일(1128.60원, 종가) 이후 7거래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은 중동발 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올들어 최대 규모의 외국인 매수세를 유도하면서 모처럼 랠리를 펼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급락한 4.32%에 장을 마치고, 3년짜리 국고채 금리도 3.89%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10년과 1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각각 0.08%포인트, 0.02%포인트 내린 4.68%와 3.39%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