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전 금융당국 수장 3명 고발

외환은행 매각 당시 부실 조사 혐의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제기됐던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문제가 법정으로 가게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10일 오전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전광우·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등 3명을 직무유기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에 피고발당한 3명은 모두 외환은행 매각 과정과 이후 질의 과정에서 총책임 역할을 수행했다. 김용덕 전 금감위원장은 2007년 8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금감위원장과 금감원장을 지냈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각각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 2009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관련 기관 수장을 지냈다.

경제개혁연대가 이들을 고발한 이유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금융기업 인수 적합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론스타가 아무런 법적 제약을 받지 않은 채 외환은행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얻게 된 정황 때문이다.

비금융주력자란 비금융회사 자본(산업자본)이 2조 원 이상이거나 전체 자본총액의 25%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외환은행 매각이 진행되던 2003년 당시 비금융주력자는 은행법상 원칙적으로 은행 지분 4% 이상을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와 같은 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채 외환은행이 론스타펀드로 매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지난 2007년 3월 27일 공개질의를 통해 처음으로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금감위는 여태껏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07년 9월 12일 금감위와 금감원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금감위와 금감원이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서 관련 심의가 진행 중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경제개혁연대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금융위는 동일인 여부와 관련해 론스타펀드IV 외의 나머지 5개 펀드에 대해 심사한 자료가 없다고 답변했다"며 "외환은행 매각 당시 (금융 당국이) 론스타펀드에 대한 비금융주력자 여부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을 시인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당국은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심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며 "(론스타펀드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했다면 즉시 론스타펀드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초과보유 지분에 대한 매각명령을 내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런 중대한 사안을 침묵 내지 회피로 일관하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한 금융감독당국에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한 채 넘어간다면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검찰에 엄정한 조사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