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신생 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22일 엔씨소프트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프로야구 9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고 경남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창원시는 9구단 유치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KBO와 약정까지 맺은 바 있다.
업계 내외에서 '의외의'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기업 이미지 마케팅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 게임중독이 사회문제가 되는 등 좋지 않은 이미지가 커지자, 이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게임업체가 프로야구단을 운영한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게임사인 닌텐도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를 소유했고, 일본을 대표하던 강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미국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라쿠텐 역시 인터넷업체다. 엔씨소프트도 이들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어 수익사업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데다, 대기업 대부분이 참여할 정도로 홍보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밑지는 장사는 아닐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엔씨소프트 쪽에서 지난주 창단 의사를 밝혔다. 얘기를 들어보니 사전 조사를 많이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3개 기업이 창원을 연고지로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물꼬를 튼 만큼 나머지 2개 기업도 곧 창단 의향서를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최근 "올해가 9, 10구단 창단 절호의 기회"라는 주문이 많았다.
그러나 프로야구단이 '돈 먹는 하마'라, 실제 창단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게시판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프로야구단 운영에는 적잖은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국내 최대 프로야구단 중 하나인 삼성라이온즈의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구단의 자산총액은 588억 원에 달한다. 작년 매출액은 341억 원이었으며 매출원가는 283억 원에 달했다.
매출원가에서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선수단 운영비다. 삼성의 지난해 선수단 운영비는 총 162억 원이다. 선수들의 급여와 구단 관리에 드는 각종 비용이 만만치 않다. 회사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보다 적게 돈이 드는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데도 대기업 산하 축구단의 경우 230억 원 이상의 돈이 든다"며 "초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 3분기 현재 총 자산은 9519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73억 원이다. 프로야구단 창단에만 한해 순이익에 맞먹는 비용이 초기 투자돼야 한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듯, 이날 오후 1시 현재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5%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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