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39)가 석방된다.
16일(현지시간) 오전 런던 지방법원은 스웨덴 검찰이 지난 14일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의 보석 허가에 불복해 열린 심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어산지는 보석금 24만 파운드(약 4억3000만 원) 가운데 현금 20만 파운드를 내는 대로 석방된다. 보석금은 이날 오후 납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석금은 런던의 언론인 모임 '프런트라인 클럽' 설립자 보언 스미스,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 호주 언론인 존 필저, 영국 영화감독 켄 로치, 인권운동가 비앙카 재거, 유명 레스토랑 디자이너인 어산지의 친구 사라 손더스 등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어산지는 지난 7일 런던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곧바로 보석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돼, 그간 교도소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
스웨덴 여성 1명은 지난 8월 어산지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채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고, 다른 스웨덴 여성 1명은 잠자는 동안 어산지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그들과의 성관계는 합의로 이뤄졌다며, 이번 사건에 위키리크스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보석금 24만 파운드, 거주지 제한, 전자태그 부착, 통금 준수, 여권 압류 등의 까다로운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으나, 스웨덴 검찰이 이에 항소해 심리는 런던 지방법원으로까지 이어졌다.
스웨덴 송환을 거부하고 있는 어산지는 앞으로 스미스의 자택에 지내면서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는 어산지의 신병이 스웨덴으로 인도될 경우, 그의 국가기밀 공개 행위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영국에 체류하길 원하고 있다. 스웨덴 검찰의 송환 요청에 대한 첫 심리는 다음 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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