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銀 노조 vs 하나금융, 론스타 배당금 놓고 '대립'

노조 "하나금융 허위공시"… 하나 "외銀 기업가치 하락 막은 것"

외환은행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실질 인수가액을 축소해 허위공시했다는 이유로 하나금융지주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계약 내용을 잘못 이해해 생긴 오해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6일 노조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하나금융지주와 김승유 회장 및 등기이사, 사외이사 12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에서 외환은행 주식 3억2900여만 주(지분율 51.02%)의 인수가액으로 공시한 주당 1만4250원은 축소됐고, 실제 인수가액은 주당 1만5100원이라는 이유다. 사실을 숨긴 채 공시한 하나금융지주뿐만 아니라, 과도한 인수가액을 론스타에 지불하도록 결정한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추가 확정수익을 론스타에 보장하고도 주당인수가액을 1만4250원으로 공시한 것은 명백한 공시위반"이라며 "확정보장분 850원을 포함할 경우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에 지불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10%가 아니라 1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그러나 노조가 사실을 잘못 이해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 "올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 규모의 결정권은 연말까지 최대 주주의 지위를 가진 론스타가 결정한다"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에서) 고배당 기대를 가졌던 것으로 관측돼, (배당액을) 주당 850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당인수가액은 공시와 다름이 없고, 추가로 지불하게 된다는 자금은 오히려 외환은행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얘기다.

하나금융지주가 제공한 론스타의 과거 주당 배당금 수령액을 보면 2007년에는 주당 1000원, 2008년에도 주당 700원에 달했다. 경제위기로 인해 작년과 올해는 소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채이배 회계사(경제개혁연구소)는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아직 외환은행의 주인이 바뀌진 않은 상황이라 별도의 계약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며 "배당금 제한 내역까지 공시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현재로서는 하나금융지주가 무리한 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