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주주협의회)이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확인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그룹이 채권단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멀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채권단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6일 보도자료를 내 "현대그룹이 제출한 나타시스 은행의 대출확인서가 관련 의혹을 푸는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7일 오전까지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추가로 제시한 기한 내에 현대그룹이 추가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채권단 의견을 수렴해 양해각서(MOU)에 따라 5일 간의 추가 소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채권단이 요구한 5일(영업일 기준)의 한계일인 14일에도 현대그룹이 대출계약서 원본 등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경우에 따라서는 현대그룹과의 MOU를 해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확인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혹이 연달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3일 채권단에 나타시스 은행 대출확인서를 제출했으나, 금융권에서는 이 대출확인서에 서명한 제롬 비에, 프랑수아 로베로가 나타시스가 아니라 자회사인 넥스젠 캐피탈과 넥스젠재보험 이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넥스젠캐피탈은 현대그룹 지분 5%를 주식 스와프거래로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넥스젠캐피탈이 현대그룹과 특정한 조건을 맺은 후, 나탁시스 은행에 담보를 제공해 현대그룹에 자금을 지원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그룹이 무담보로 대출했다고 밝힌 자금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서명자는 나탁시스 은행 소속이 맞다. 나탁시스 은행 임원과 계열사 임원을 겸직 중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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