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코웬 아일랜드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코웬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마친 뒤 "우리가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동료 회원국들이 이에 동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는 EU 회원국 가운데 지난 5월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코웬 총리는 "우리는 우리가 당면한 경제문제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하며, 이를 극복하고 다시 번영할 수 있다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웃 나라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처럼 우리 국민들도 모두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제금융 규모는 아직 협의 중이다. 다만 EU 이사회 순번의장국을 맡은 벨기에의 디디에 레인데르스 재무장관은 구제금융이 1000억 유로 미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아일랜드 현지 언론매체들은 구제금융 규모가 77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 및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공동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우리는 유로존 및 EU 동료 회원국에 금융지원을 요청한 아일랜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은 EU 공동체 예산에서 재정위기 회원국에 신속히 지원되는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FSM)과 특수목적법인이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 조성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병행, 활용된다. 여기에 아일랜드가 다른 회원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여 별도의 차관을 받을 수 있는데 영국과 스웨덴이 이미 아일랜드에 양자 차관을 제공 의사를 내비쳤다고 EU 재무장관들은 밝혔다.
구제금융에 수반되는 원칙에도 빠르게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재정적자를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이는 강도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하게 된다.
22일자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원칙에 합의한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해 아일랜드 구제금융은 은행에 대한 기금창출을 포함할 것이며 결국에는 아일랜드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일랜드가 이미 채택한 정책을 기반으로 은행 부분의 부채를 줄이고 은행을 구조조정하는 포괄적 조치를 통해 은행 시스템이 반드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표 이후 유로화는 아일랜드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화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