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 금리 수준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21일 KDI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금리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경제성장률 상승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물가상승을 자극해 자산가격 급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발표한 4.4%에서 0.2%포인트 낮춘 4.2%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정부 예상치(5% 대)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다만 KDI는 이러한 조정이 경기둔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저하가 아니고, 오히려 잠재성장률로의 복귀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큰 폭의 경제성장률 상승이 확연한 만큼, 그로 인한 기저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지 결코 나쁜 성적표로만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와 같은 시각은 대부분 금융기관이 비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이 각각 4.5%에서 4.2%로, 5.0%에서 4.5%로 하향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이유를 금융기관들의 전망치에서도 확인 가능한 셈이다. 한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선진국과 사정이 다르다. 올해 큰 폭의 경제성장(회복)을 이룬 후에도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한국은 자산버블을 피하기 어렵다. 당장의 경제성적표는 좋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에 큰 해악이 된다.
그간 경제성장률 목표로 삼아온 정부의 기조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다음달 중순 정부는 '2011년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한다. 정부는 국책기관 등 국가브레인의 전망치 자료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기운용 방향을 설정한다. 만일 정부가 여전히 성장에의 미련을 벗지 않았을 경우, 이는 향후 한국은행의 정책은 물론이고 조세정책, 복지정책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