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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재활용품 수거 노인 생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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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재활용품 수거 노인 생계 위협"

"복지사각 지대 해소에 역행하는 서울시의 탁상행정"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노인의 약 90.6%가 한 달에 40만 원도 채 못 벌지만 이들 중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11.8%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부양의 책임을 직계가족에게 떠넘기면서 노인들을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서울시가 자원재활용 사회적기업을 만들면서 재활용품 수거 노인들의 생계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오늘정책연구소는 18일 서울 관악구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노인들 127명의 생활 실태조사 결과 "재활용품 수거에 종사하는 노인들의 수는 관악구에서만 1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동별로는 평균 48명에 달한다.

월소득 40만 원…연락 두절된 자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보장 자격 탈락

조사 결과 응답자 127명 중 90.6%(115명)의 월평균 수입은 40만 원 이하로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1인 가구 최저생계비(50만4344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늘연구소
이들 중 69.3%가 1인 가구, 노부부 가구, 조손가구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설사 성인 자녀와 함께 산다고 할지라도 자녀 또한 대부분 건설일용직, 식당·청소노동자 등 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노인 대다수가 극빈층에 속하고 있음에도 기초생활보장수급을 받지 못하는 응답자는 87.4%에 달했다. 오늘연구소는 "노인들은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 기준과 가족중심주의 복지제도로 인해 복지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기초생활법에 따르면 노인 부양의무자인 성인자녀는 자신의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차감한 액수의 30%를 부모에게 부양비로 지급한다고 간주한다. 이 때문에 성인자녀와 연락이 끊긴 경우, 자녀가 부양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줄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에도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

서울시, 고물상에 폐소형가전제품 받지 말라는 공문 내려

여기에 더해 서울시가 폐소형가전제품 센터를 만들면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노인들의 생계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성동구에 폐소형가전, 폐휴대전화 등을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인 SR센터를 설립했다.

문제는 지난 7월 관악구청이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을 불러 모아놓고 (주로 노인들이 수거해 오는) 폐소형가전제품을 사들이지 말라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오늘연구소 이봉화 소장은 "서울시가 관악 구청에 해당 공문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구청의 말이 특별한 구속력은 없지만, 구청에 불려간 이후로 형식적으로 '폐소형가전제품 반입 금지'라고 붙여 놓은 고물상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할머니들은 폐소형가전제품이 있어도 못 주워오는 경우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폐선풍기 한 대는 2~3000원으로 노인들이 종이상자 2~30kg을 팔아 얻는 수입과 맞먹는다.

이 소장은 "친환경 사회적 기업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서울시가 재활용품을 팔아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생계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연구소는 지난해 9월 관악구에 설립된 최초의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지역정책연구소다. 이 소장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난한 주민을 만나고, 이들을 위해 어떤 정책과 실천이 필요한지 연구한다"는 설립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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