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연이어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2차 양적완화(QE2)를 결정해 불확실성이 사라진데 힘입었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 또한 강세를 이어갔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53포인트(0.34%) 올라 1942.50으로 마감했다. 나흘 연속 상승세를 타며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수 상승을 확인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430억 원, 207억 원 순매도로 차익실현에 나섰으나 외국인이 3261억 원을 사들여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간 5232억 원을 순매수했다.
Fed의 양적완화 조치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지 않아 당장은 금융시장에 변수를 일으키지 않았다. 이날 Fed는 의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내년 6월까지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순차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치로 Fed는 지난 2008년 실시한 첫 번째 양적완화(1조7000억 달러)를 포함해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만 총 2조3000억 달러(2530조 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게 됐다.
그러나 중장기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유럽 재정위기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이번 조치만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국내 경제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가 불가피해져 수출부담을 더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물가상승 부담도 커지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하며 107원5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화가치 상승세가 지속돼, 1달러당 1000원선마저 위협받을 정도다.
원화가치가 높아지면 당장은 수입물가가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에도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달러약세가 유가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95센트 오른 8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장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열릴 한은 금통위 결정이 중요해졌으나, 아직 방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이 이번 달에는 물가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리라는 전망이 많지만, 정부가 여전히 몰가보다 환율방어에 더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한 외환시장 방어철학을 가진 최중경 청와대 수석경제비서관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과도한 (환율) 절상을 막는 행위는 정당하다"며 환율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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