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서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비정규직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가운데, 휴대전화 제조사 노키아의 한국 생산 공장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목을 받고 있다.
마산 자유무역구역에 1984년 설립된 노키아티엠씨는 본사 직원 700여명에 4개 하청업체 1600여명을 고용한 노키아의 글로벌 생산기지 중 하나다. 25일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따르면 노키아티엠씨는 사내 하청업체 2곳의 비정규직 330명을 직접 고용했다.
생산물량 대부분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노키아티엠씨는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생산물량이 늘어나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 정책을 수용하고, 직접 고용으로 업무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노키아티엠씨는 앞으로도 나머지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를 최대한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노키아티엠씨가 본사 직원으로 전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속연수가 2년도 되지 않은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현재 한국의 노동법상 2년 이하 근무한 파견직 노동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태도와도 대조된다. 현대차 측은 지난 14일 대법원 판결의 근거가 된 구 파견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는 "노키아티엠씨의 사례는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과 법원의 결정에도 비용문제 운운하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현대차와 비교된다"며 "당기순이익 5%로 사내하청 노동자의 직접고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현대차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