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가 STX 그룹이 강덕수 총수일가가 소유한 STX건설에 계열사 부당지원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STX건설은 2005년 2월 STX엔파코(현 STX메탈)의 건설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매각 당시 강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포스인터내셔널(현 포스텍)이 지분 전량을 24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는 강 회장과 두 딸이 지분 75%를 소유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STX건설은 총자산 8600억 원, 자기자본 1252억 원의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분사 당시 883억 원대이던 매출규모는 5년 만에 241% 증가해 작년 말에는 3010억 원을 기록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STX건설의 지난 5년 간 전체매출 대비 계열사 매출 비중은 평균 89%에 달한다.
경제개혁연대 "STX건설, 계열사 부당 몰아주기로 급성장"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STX그룹 계열사들이 STX건설에 건설용역을 몰아줌으로써 부당하게 지원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STX건설이 설립 직후부터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니만큼, 계열사의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STX건설의 지분도 비정상적인 헐값으로 지배주주 일가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향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STX건설의 지분 전량을 헐값(24억 원)에 그룹 총수의 계열사에 매각할 합리적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며 "특히 초기 STX건설 지분 100%를 넘겨받은 포스인터내셔널이 STX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그 지분 전부를 지배주주 일가에게 넘겨준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STX "해외진출 때문… 매각가격도 적정"
경제개혁연대의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STX 측은 "계열사 내부거래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건수로 따지면 횟수가 많지 않다"며 "사업 특성상 그룹 계열사들의 건설업 니즈가 많은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STX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비중이 높았던 이유는 2007년 다롄에 세운 조선소 때문"이라며 "STX건설은 자체적으로 비즈니스 영역 확장을 위해 해외건설 부문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서는 "매각 당시는 STX메탈도 작은 회사였고, 분사한 STX건설의 크기도 작았기 때문에 적정가격이 맞다"고 해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8월 대기업 계열사의 '물량 몰아주기' 현장조사 계획을 철회하며 올해 이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공정위는 대신 '부당지원행위 지침'을 개정해 기업들이 스스로 부당한 물량 몰아주기를 하지 않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공정위는 STX건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물론, 그간 철회했던 대기업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현장조사를 재시행해 '시장경제질서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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