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 두 재벌 그룹이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차지하기 위해 한판 붙는다. 삼성전자와 SK㈜가 최근 사모펀드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갖고 있는 메디슨 지분 40.94%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의향서(LOI)를 제출한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이 두 재벌 그룹은 의료 관련 사업을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 헬스케어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공언했었다. 재벌이 의료 관련 사업에 진출할 경우 생겨날 다양한 영향에 대해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불거진 메디슨 인수전은 경제계와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또 있다. 지금은 세인의 기억에서 지워졌지만, 메디슨은 김대중 정부 시절 벤처 성공 신화의 상징으로 통했다.
초음파 진단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이 회사 창업자는 이민화 기업호민관(중소기업 옴부즈만)이다. KAIST 박사 출신인 이민화 호민관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창업해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다.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1999~2000년에는 벤처 업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고를 때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이민화였다. 지금도 그는 한국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은 실패로 이어졌다. 메디슨은 200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창업자의 손을 떠났다.
이후 이 회사는 경영이 회복돼 지난해 매출 2073억 원, 영업이익 306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2600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