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직 복귀 및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만 5년째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농성장이 포클레인까지 동원되면서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은 파견업체 소속 비정규직으로 지난 2005년까지 위성방송 수신기 등을 생산하는 기륭전자에서 일해왔다. 사측은 2005년 7월경 생산물량 감소를 이유로 비정규직 3명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보냈고, 약 2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해 항의하자 이들마저도 해고했다. 해고자들은 이후 1800일 가까이 싸움을 이어오면서 한때 90일 넘게 단식을 벌이는 등 비정규직 문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있다.
기륭전자는 서울 금천 가산동에 있는 사옥 부지를 코츠티앤디라는 회사에 매각하고 동작 신대방으로 이전한 상태다. 하지만 해고 노동자들은 기륭전자와 코츠티앤디가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다며 지난 8월부터 구 사옥 부지에서 다시 농성을 시작했다. 분회는 기륭전자 측이 최근 정규직 전환에 거의 합의했다가 막판에 다시 뒤집었다며 13일부터 단식을 재개했다.
사측과 해고 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사이 구 사옥 부지에 아파트형 공장을 세우려는 코츠티앤디는 몇 차례 농성장 철거를 시도했다. 15일에는 오전 9시경부터 포클레인을 앞세워 들어왔다. 유흥희 조합원이 포클레인 바퀴 앞에 누워 이를 멈춘 상태로 11시 현재까지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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