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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문화학교 "너희가 토종닭 맛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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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음식문화학교 "너희가 토종닭 맛을 아느냐?"

[알림]10월에는 여강길 걷기 → 토종닭 백숙 → 밤고구마 캐기

음식 속의 문화, 문화 속의 음식을 찾아서-

음식문화학교(교장 김학민) 제4강은 10월 16일(토요일), 경기도 여주군의 아름다운 길 <여강길 걷기>로 시작하여 <토종닭 백숙의 세계>를 맛보고 <밤고구마 캐기>로 마무리합니다. 아침에 서울에서 떠나는 스쿨버스를 마련하였습니다.

김학민 교장선생님은 유명한 음식칼럼니스트로, <한겨레21>에 '김학민의 음식이야기'를 수년간 연재했으며, 최근에는 같은 주간지에 '김학민의 주류인생'이라는 술 칼럼을 연재한 바 있습니다. 음식 칼럼집으로 <맛에 끌리고 사람에 취하다>가 있고, 곧 술 칼럼집 <태초에 술이 있었다>가 나올 예정입니다.

제4강의 요점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 스쿨버스 안에서 교장선생님의 <토종닭의 재발견> 특강
* 부라우나루 느티나무 군락지에서 듣는 <여강 이야기>
* 옛 선비 따라 넘는 조선시대 과거길 <아홉사리 고개>
* <시화총림>에서 맛깔스런 시골반찬과 쫀득한 <토종닭 백숙>으로 점심
* 가을 속으로-달고 차진 여주 <밤고구마 캐기>


10월 16일 아침 8시 서울에서 출발합니다(7시 50분까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유진여행사 경기76아 9111호에 탑승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수업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9시 40분. 버스는 중부고속도로 경유, 영동고속도로를 바꿔 타고 여주읍 단현리에 닫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강천보 공사현장에 닿습니다. 아름다운 여강길에 만나려면 부딛치는 현장, 강산과 생명과 환경을 죽이는 야만의 모습에 치를 떨고 부라우 나루로 발길을 돌립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아름드리 느티나무 밑에 앉아 여강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여주(驪州)] 여주는 삼한시대에는 마한 땅이었다가 삼국이 성립되면서 처음에는 백제, 나중에는 고구려가 세를 확장하면서 고구려의 영역이 되었다. 당시의 고을 이름은 골내근현(骨乃斤縣)이었다. 이후 신라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골내근현은 신라에 편입되고 경덕왕 때 황효(黃驍)라고 고쳤다. 그러나 황효란 명칭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으며, 1257년(고려 고종 44)에 영의(永義)라고 고쳤다가 1305년(고려 충렬왕 31)에는 여흥이라 했다. 조선조에 들어와 예종 원년(1469)에 세종대왕의 영릉을 이곳으로 천릉하고, 그해 여흥과 인접해 있던 천령현(川寧縣)을 폐합시키고 지명을 여주로 고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강(驪江)]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에는 오대산 우통수(于筒水)를 남한강의 발원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남한강은 태백시 금대산 검용소(儉龍沼)에서 발원한다는 게 요즈음의 정설이다. 검용소에서 출발하여 실낱 같은 개울로 이어져 내려오던 남한강 원류는 정선에 이르러 조양강(朝陽江)이 되고 동강(東江)이 되었다가, 영월에서 금장강(金障江)과 합류한다. 단양에서 황강(黃江)을 이루고 충주에서 달천(達川)과 합쳐진 물은 부론에서 섬강(蟾江)을 받아들인 뒤 여주에서 여강(驪江)이 된다. 곧 지금과 같이 한강이라는 통칭은 없었고, 강이 흐르는 각 지방마다 고유의 강 이름이 있었다. 서울의 옛 지명이 한산주인 바, 서울 일대에서 부르던 강 이름이 한강이었다.


10시 30분. 부라우나루를 떠나 버스로 15분 정도 이동하여 우만리로 갑니다. 여기에서 버스는 일행을 내려준 뒤 기행의 목적지 점동면 도리 마을회관 앞으로 가고, 굽이굽이 아홉 굽이 <아홉사리 과거길>을 걸어 고개를 넘게 됩니다. 그러나 긴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1시간 30분 쯤 걸리는 나지막한 야산이니까요.

[아홉사리 과거길] '사리'는 굽이굽이 구부러진 형상을 말한다. 그러므로 아홉사리는 아홉 번 굽이치는 곳을 말하며, 전국에는 이런 지명이 여럿 있다. 여주의 아홉사리 고개는 조선시대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문경, 충주를 거쳐 남한강을 따라 송파나루로 갈 때 필히 넘는 길이라 하여 <아홉사리 과거길>이라 했다. 굽이굽이 흐르는 여강과 울창한 수목이 아우러져 매우 아름답다.

오후 1시. 홍일선 시인의 황토집 <시화총림(詩話叢林)>에 도착합니다. 홍 시인은 몇 년 전 도시적 삶을 청산하고 여주로 내려와 하늘과 땅, 자연을 벗 삼아 친환경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다니는 토종닭을 친견하고, 홍 시인의 어진 아내가 준비한 토종닭 백숙과 맛깔진 반찬으로 허기진 배를 채웁니다. 교장선생님이 <한겨레21> 칼럼에서 소개한 여주 특산 <능서막걸리>도 당연히 나오지요.

흙의 착한 마음을 믿는 이여
기다림이라는 길이라는 님
아직도 모시고 있다면
먼 길 그냥 더 가시게나
언제이고 어머니 뵙거든
흙에게 강에게 숲에게
나무호미 하나 깎아드리고
무릎 꿇어 삼배 올리시게나
- 홍일선의 시 <흙의 경전> 중에서


오후 3시. 고구마 밭으로 이동합니다. 조심조심 고랑 흙을 파내려 갑니다. 하늘과 땅, 물과 바람이 이루어낸 결정체가 줄기줄기 올라옵니다. 돈으로야 얼마나 되겠는가만, 돈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자연의 산물이 신비롭습니다.

오후 4시, 모처럼 느긋한 일정을 마친 음식문화학교는 서울로 향합니다. 막히지 않는다면 6시 전에는 서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아내에게, 지아비에게, 아이들에게 농부의 마음으로 캐온 고구마를 맛보이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음식문화학교 10월 참가비는 5만5천원입니다(교통비, 식사대,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 드립니다. 참가 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 전화 050-5609-5609 / 이메일 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

김학민 교장선생님은 <음식문화학교를 열며> 이렇게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인간은 요리하는 동물>

최초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연 상태 그대로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불의 발견을 계기로,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슬기를 발휘하여 서서히, 또한 독특하게 식생활 체계를 세웠으니, 이것이 음식문화입니다. 이로써 인간은 '요리하는 동물'로 진화되어, 각기 살고 있는 곳의 기후와 풍토에 따라 제각각의 음식문화권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음식문화의 자연스런 분화와 발전이 있었으므로, 인류의 보편적 정서와 규범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한, 한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먹든 그것은 그의 자유입니다. 또 특정한 먹을거리를 특별하게 먹게 된 것도 그 공동체 고유의 살아온 환경과 문화, 역사의 소산이므로 자기만의 잣대를 들이밀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닙니다.

흔히 "모두가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원초적 과제들을 의·식·주로 나누어 그럴 듯하게 분화하였지만, 그건 어느 정도 문명화된 시기의 이야기이고, 사실은 식(食)의 문제, 곧 먹을거리 문제가 인간 실존의 근원입니다.

먹을거리 문제는 질서와 규범 속에서 평화롭게 조절돼 가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매일 매일의 사회면 기사의 행간을 뜯어보면 그 이면에는 모두 먹는 문제가 개재되어 있고, 국가 사이의 전쟁, 민족 사이의 분쟁도 땅과 자원의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니, 그 끝을 파보면 결국 먹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맛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먹을거리 문제의 극단에서는 벗어나 있습니다. 그러나 먹을거리의 질과 독점을 둘러싸고는 계속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거대 식품산업이나 외식사업 등에서 양산되는 각종 인스턴트 식품들이 우리 식탁에 도전해 오고 있고, 세계 각국의 먹을거리들도 그 나라의 문화요소들과 함께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먹을거리의 홍수 속에서 음식문화학교는 우리 전통 먹을거리를 낳게 한 사회문화적 배경, 그리고 특정 먹을거리와 그를 갈무리하는 맛깔스런 음식점, 그리고 그 주인과 공동체에 얽힌 이야기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곧 '먹을거리 이야기'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먹을거리'를 찾는 여정이 음식문화학교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문화유산 답사의 개척자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 교수의 어법을 빌려 말한다면, 음식도 아는 만큼 맛있습니다.

<음식문화학교는...>

음식문화학교는 요리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음식문화학교는 문화 속의 음식, 음식 속의 문화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음식문화학교는 음식의 현장을 찾아가 문화를 즐기거나, 문화의 현장을 찾아가 음식을 즐기는 기행의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곧 '금강산과 식후경의 조화'가 저희 음식문화학교의 교훈입니다.

앞으로 김치, 젓갈, 된장, 두부, 등심, 갈비, 불고기, 육회, 토종닭, 홍어, 비빔밥, 산나물, 막걸리 등 숱한 우리 전통 먹을거리의 명품, 명소를 찾는 기행이 쭉 이어집니다. 전문가 또는 교장의 음식문화 강의 후 맛있는 음식을 즐기게 되며, 재래시장 장보기, 산나물 뜯기, 쭈꾸미 잡기, 콩 털기 등의 체험행사도 함께 하며 유명 음식축제 여행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하겠습니다.

음식문화학교는 월 1회, 셋째 토요일에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정(명절, 연휴, 장날, 음식축제 등)에 따라 날짜를 옮길 수도 있으며, 당분간은 당일 코스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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