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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무용가 김명수, <아리랑>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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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무용가 김명수, <아리랑> 공연

[알림] 10월 1일~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1990년과 1991년, 소설가인 남편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사실이 국가보안법에 위반돼 독일과 미국을 떠돌 수밖에 없었던 무용가가 있다. 곡절 많은 삶을 살아온 재미무용가 김명수(56)가 "이제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춤꾼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고백하면서 25년 만에 고국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의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우수작 초청작'으로 그녀의 무용작품이 선정된 덕분이다. 그녀가 이번에 선보일 공연은 지난 2005, 6년 뉴욕에서 공연해 화제를 모았던 'Arirang - Korean Ritual Solos'. 이번 무대는 고국에서 춤꾼으로 새롭게 태어나려는 결연한 의지로 그녀가 직접 제작과 연출을 맡았다.

▲ ⓒLois Greenfield
<아리랑>이 우리 민족이 불러 온 애환의 노래이듯이 망명자 아닌 망명자로서 20년간 타국을 떠돌아야 했던 고단한 과거를 그는 아리랑 노래와 함께 희망으로 말한다. 이번 공연의 기획부터 안무, 무대미술, 의상까지 직접 디자인한 김명수는 "아리랑 고개는 열 두 고개라는 전설이 있다. 단테의 <신곡>에서 이곳에 들어가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리라고 말하는 열 두 천국과 열 두 지옥처럼, 굿에서도 열 두 거리를 하는데, 12라는 숫자는 힘들더라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 의미를 가리키는 세계 공통의 숫자인 것 같다. 아리랑을 공연주제로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간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유배자로써 집이 그리워, 집을 잃어버린 자로 내 몸 안에 있는 전통춤이 곧 내 집이라는 깨달음에서, 생존을 위해서" 타국에서 전통춤 공연을 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무대 위 준비된 방에서 의상을 갈아입고 안채, 바깥채를 오가는 독창적인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무대 전환 장면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1823년 명당경아리랑부터 1991년 상주아리랑까지 <아리랑> 노래가 작품사이에 들려지며 개심사, 무위사 등 사찰의 실재음향을 음향효과로 사용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5년 7월 미국 뉴욕 댄스티어터워크샵(Dance Theater Workshop)에서 공연되어 스타-레저의 무용평론가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으로부터 2005년 12월 총결산 뉴욕무용부분에서 베스트 서프라이즈(Best Surprise)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6년 뉴욕 듀크극장 <아리랑>공연 때 같이 작업했으며 Bessie-award를 수상한 조명 디자이너 토니지오베네티가 특별히 이번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맞게 새롭게 조명 디자인 했다.

<뉴욕타임스> 무용평론가 실비안느 골드(Sylviane Gold)는 "김명수의 춤: 전통을 향한 기나긴 여정"이라는 글에서 "김명수의 춤에서는 그저 발을 내딛는 것조차 엄청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마치 용암을 가로지르듯 다리를 앞으로 밀어내는 동안에 어깨와 머리가 울리면 바로 그 순간 인체는 정지되는가 하면 흔들린다. 이처럼 균형을 잡는 동작은 발을 처음 시작할 때 보다 몇 센치 정도 아래의 바닥 위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내려놓을 때야 비로써 끝나게 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의 무용평론가 클라우디아 라 로코(Claudia La Rocco)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악령을 몰아낸 요정"이라는 제목으로 "정말 좋았던 건 최면을 건 듯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거대한 힘을 암시하는 그녀의 조심스런 움직임들이었다. 그녀는 정교한 손놀림을 통해 신에게 바쳐지는 몸부림치는 요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김명수가 직접 애처로운 아리랑을 부를 때였다"고 리뷰했다.

재미무용가 김명수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7년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1972년 전국무용콩쿨 발레 솔로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1977년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김명수는 당시 전통춤의 관심이 점차 희박해질 때 이동안, 김숙자,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도제식교육으로 전통춤을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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