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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 컴백!

[화제의 음반] 아이언 메이든, 콘… 노장들의 반가운 복귀작

어느샌가 주류로부터 멀어져가던 헤비메틀 신의 노장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한국 헤비메틀의 기둥과 같은 크래쉬가 과거를 회상시키는 앨범을 발매했다. 멤버 전원이 환갑을 바라보는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은 열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들고 돌아왔고, 뉴 메틀의 기수로 군림했던 콘(Korn)도 반가운 복귀작을 냈다.

이들의 복귀가 헤비메틀이 지배하던 시대를 되살리는 건 불가능하다. 당연하겠지만 딱히 새로운 것을 찾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건재함만으로도 메틀 키드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름값을 가진 뮤지션이다.

크래쉬 [The Paragon Of Animals]

▲크래쉬 [The Paragon Of Animals] ⓒCJ뮤직
한국 메틀 음악의 도약을 일궜던 크래쉬가 무려 7년 만에 신보를 발매했다. 요 근래 나온 국내 음반 중 가장 반가운 앨범이다.

세 번째 앨범 [Experimental State Of Fear] 이후 한 동안 메틀 코어와 인더스트리얼 사이에서 방황하던 느낌이었던 이들은 다시 초기 앨범으로 되돌아갔다. 이들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윤두병(기타)의 재합류가 초기 사운드로의 회귀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최고 명반으로 적잖은 사람들이 두 번째 앨범 [To Be Or Not To Be]를 꼽을 것이다. 세풀투라와 슬레이어식 스래시 메틀의 황금비율을 보여준 이 앨범의 향취를 신보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80~90년대 스래시 메틀을 좋아하는 이라면 두 손 들어 환영할 만한 앨범이다.

첫 곡 <Crashday>부터 이들 특유의 질주감과 그루브를 맛볼 수 있다. 최근 록 페스티벌에서 이들의 공연을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안흥찬(보컬, 베이스)의 목소리는 변함 없이 강력하다. <Ruination Effect>에서 안흥찬의 보컬은 톰 아라야(슬레이어의 보컬)의 전성기 시절을, 곡 전개는 세풀투라의 90년대를 연상시킨다.

중기 음악의 향수도 남아 있다. <Misguided Criminals>는 크래쉬의 3집, 슬레이어의 [Diabolus In Musica]를 떠올리게 만든다. <Creeping I Am>은 80년대 스래시 메틀식 도입부를 살려낸 트랙이다.

한국에서 장르음악을 하며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취향을 극단적으로 타는 스래시 메틀로 근 20년을 버티기란 더욱 어렵다. 크래쉬는 이 힘든 길을 걸어왔다. 그것도 단순히 버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인디음악의 녹음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결정적 역할까지 해냈다. 이들에게 노장이란 딱지를 붙이기가 미안할 지경이다. 이 정도로 생명력 넘치는 앨범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이언 메이든 [The Final Frontier]

▲아이언 메이든 [The Final Frontier] ⓒ워너뮤직코리아
아이언 메이든의 결성 시기가 1975년이고, 데뷔앨범을 발매한 때가 1980년이다. 멤버들은 이제 손주를 본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다.

아이언 메이든은 그러나 새 앨범 [The Final Frontier]을 내놓으며 변함 없는 정력을 과시한다. 이들은 앨범 발매 이전에 이미 새로운 세계 투어 스케줄을 미리 짜 놓았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이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Satellite 15…The Final Frontier>의 도입부가 이색적이긴 하나, 예상 수준을 넘지 않는다. 이 정도 노장의 앨범이라면 팬들을 위해 존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신보를 통해 새로운 팬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게다.

앨범의 길이는 이들의 스튜디오 앨범 중 가장 긴 77분에 달한다.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연륜을 뿜어내는 장치로 작동하나, <El Dorado> <Isle Of Avalon> <Talisman> 등 몇몇 킬링 트랙을 제외하면 집중력을 흩뜨린다.

헤비메틀을 연주해본 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웬만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메틀 연주는 불가능하다. 50년대 초중반 태생인 이들이 지금도 이런 음반을 낸다는 사실은, 이들의 장인정신을 웅변한다. 이들의 창작력이 여전히 고갈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운 앨범이다.

콘 [III: Remember Who You Are]

▲콘 [III: Remember Who You Are] ⓒ워너뮤직코리아
두 번째 앨범까지 콘의 행보는 완벽했다. 그러나 조나단 데이비스(보컬)의 얼굴에 살집이 붙어갈수록 이들의 날카로움도 떨어져갔다. 새천년 들어서도 콘이 '누 메틀' 신의 터주대감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으나 신 자체의 동력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음도 모두가 알았다.

콘이 주도한 '패밀리 밸류 투어'는 금세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고, 콘의 적자였던 림프 비즈킷의 짧은 전성기도 때맞춰 끝나갔다. 인큐버스는 아예 콘 패밀리에서 이탈해버렸다. 누가 봐도 콘의 시대는 종말을 맞은 게 분명해보였다.

잊혀져가던 이름의 밴드가 극적인 복귀작을 내놨다. 헤비메틀 명가인 로드러너로 레이블을 옮긴 콘은 '누 메틀의 대부' 로스 로빈슨(림프 비즈킷, 슬립낫, 머신헤드, 앳 더 드라이브 인 등의 앨범을 제작함)과 다시 만나 새 앨범을 만들었다.

앨범 제목이 상징하는 결과물이 나왔다. 데뷔앨범의 거칠고 바싹 매마른 질감이 살아났고 조나단 데이비스의 목소리에도 날이 섰다. 성대를 마음껏 갖고 노는 듯하던 특유의 웅얼거림이 앨범 곳곳에서 울린다.

콘의 복귀를 보며 한편으로는 안타까움도 인다. 팬들은 언제나 뮤지션의 전성기 모습을 원한다. 그리고 대부분 대중음악인의 전성기는 초창기다. 음악인이 나이를 먹을수록 그들의 음악도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팬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3집 이후 펄잼의 음반, 셀프타이틀 앨범 이후 메탈리카의 음반에 팬들의 실망감이 컸던 이유다(메탈리카는 결국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초창기 사운드를 갖고 되돌아왔다). 뮤직 비즈니스란 이렇게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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